[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②] '유산균 화장품 시장' 급성장... 용어 정립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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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②] '유산균 화장품 시장' 급성장... 용어 정립은 숙제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7.0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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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유산균·발효 보다 넓은 개념
프리, 프로, 포스트바이오틱스도 포함... 다양한 연구 통해 효능 확대

<편집자주> 제2의 게놈(Genome)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전세계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화장품 1위 기업인 로레알그룹은 물론 국내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글로벌 화장품 전문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정보 제공보다는 홍보에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장품 업계는 한 목소리로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정말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피부과학의 새로운 가능성일까. 본지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선두 기업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재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앞으로 시장을 전망해 본다.

최근 유산균을 내세운 화장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산균 화장품을 동일시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유산균이나 발효 화장품 모두 넓은 의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속하는 일부일 뿐이다. 사진=한국콜마
최근 유산균을 내세운 화장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산균 화장품을 동일시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유산균이나 발효 화장품 모두 넓은 의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속하는 일부일 뿐이다. 사진=한국콜마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산균, 발효 화장품의 관계

미생물은 과거 감염(infection)을 일으키는 병원균(pathogen)으로 인식됐다. 사람의 활동에 있어 유해한 것만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 역할의 범위가 확장돼 피부 건강과 질병의 발생 과정에 있어 핵심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피부질환을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 피부 상재균 전체의 불균형(dysbiosis)으로 인식하게 됐다. 전통적인 피부질환은 피부 유해균이 다수 존재해 이를 없애야 하는 개념으로 봤다면, 현재는 피부 건강을 위해 있어야 할 미생물(유익균)이 부재(不在)해 피부질환이 발생하거나 유익균과 유해균 간의 불균형(특정 미생물을 유해균이나 유익균으로 규정하기보다는 미생물 간의 적정 비율 혹은 적정 상호작용 즉 균형 상태를 가정하는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생겼다.

이에 따라 건강한 피부를 위한 관리, 피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접근법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독 혹은 살균이 피부질환을 예방·치료하는 법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관점에서 피부 상재균의 사멸 또는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의 원인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최근 화장품과 같은 피부 관리 제품들도 피부 미생물의 균형에 대한 영향이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점에서 일부 피부 상재균을 증가시키거나 인위적으로 추가(섭취 혹은 도포)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유산균 화장품이다. 유익균을 통해 피부 건강을 회복시킨다는 것이 주요 컨셉이다. 유산균이나 발효 성분 모두 넓은 의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속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대표적인 균종 중 대사과정에서 포도당을 이용해 젖산(lactic acid) 등의 유기산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유익균이 바로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이다. 

잇츠한불에 따르면 화장품에 사용되는 유산균 및 발효(효모, 효소) 소재들은 피부 미생물의 성장과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재이다. 피부 상재균의 먹이가 되거나 2차 대사산물의 영향으로 미생물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유산균과 발효 화장품은 피부에 존재하는 상재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다른 의미로 보자면 마이크로바이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유익균인 셈이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피부 미생물 생태계 내의 유익균과 유해균의 밸런스를 맞춰 피부의 기본 체력을 다져주는 역할을 한다. 즉,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는 “유산균 화장품, 발효 화장품 등은 모두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에 포함되며 기술적인 범주로는 미생물 유래 물질, 즉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적용한 제품에 해당된다”면서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소재로 활용되고 있었고, 화장품이라는 제품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쉽게 제품화 가능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프리, 프로, 포스트바이오틱스 등도 유산균, 발효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과 함께 거론되는 용어다. 이들에 대해서도 화장품 업계는 마이크바이옴 기술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씨엘
프리, 프로, 포스트바이오틱스 등도 유산균, 발효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과 함께 거론되는 용어다. 이들에 대해서도 화장품 업계는 마이크바이옴 기술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씨엘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리, 프로, 포스트바이오틱스의 관계

마이크로바이옴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프리, 프로, 포스트바이오틱스 등도 넓은 의미에서 마이크바이옴 기술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면 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업화 제품에 적용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크게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 등이 있다.

우선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성장을 도와주는 성분이다. 대두올리고당, 프락토올리고당, 갈락토올리고당, 자일리톨, 이눌린 등과 같은 성분이 주로 식품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 유익균 자체로 주로 생균체을 의미하나 생산, 체내 안전성과 제품 내 안정성 등에 대한 현실적인 허들(장애물)이 존재해 사균체를 이용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과거에는 주로 식품, 식물유래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신바이오틱스는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의 혼합으로 이해하면 된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인체 유익균 유래 물질이다. 대표적인 것은 대사물이 있다. 현재 출시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의 성분인 녹차유래 유산균 발효용해물, Lactobacillus 발효물, 비피다발효용해물 등이 이에 해당되며, 최근 엑소좀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중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적용한 식품, 건강기능식품이 주된 시장을 이루고 있으나 마이크로바이옴 생균 및 대사체에 대한 질병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화장품 및 의약품 분야에서도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미생물의 유해한 영향을 억제하는 접근방법에는 유해균을 억제하는 저분자 화합물 또는 미생물 유래 항균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유해한 미생물을 제거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피부 미생물총의 적정 균형 상태를 해치지 않는 세균총 무영향 방법이 있다.

현재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화장품의 경우 대부분 피부에 유익한 미생물의 대사산물을 활용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제품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용어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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