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쓱 '디지털 통합' 어떻게?... 인수전 승자 신세계,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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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쓱 '디지털 통합' 어떻게?... 인수전 승자 신세계, 과제 산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7.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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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투자 계약 조건 '겸업금지' 조항
이마트, SSG닷컴 통해 이베이 운영 가능성
페이·멤버십 다른 두 회사... 결합작업 귀추
사진= 이마트
사진= 이마트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업계 2위로 도약했다. 단번에 선두권에 진입한 신세계지만 향후 과제도 산적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 인해 신세계는 결제액 기준 SSG닷컴(4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를 합쳐 24조원의 업계 2위 사업자가 됐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를 통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지만 이마트가 온라인몰 사업을 영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50.1%의 대주주로 있지만 초기 1조원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가 23%의 지분을 갖고 있다. SSG닷컴은 2023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FI측은 풋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계약 조건에 겸업금지 조항이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 등 SSG닷컴 대주주는 FI의 사전 서면동의 없는 한 국내에서 동종 혹은 유사한 온라인몰 사업은 SSG닷컴을 통해서만 영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올해 W컨셉 인수도 실제 추진은 이마트가 했지만 SSG닷컴을 통해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한 것 역시 이러한 계약 조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이베이코리아의 운영도 SSG닷컴을 통해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와 SSG닷컴의 합병도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를 인수했지만 후속 작업에 대한 과제도 남았다. 이베이가 운영중인 지마켓, 옥션, G9 등 세 곳의 쇼핑몰과 SSG닷컴의 화학적 결합 작업, SSG닷컴 지분을 보유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조율 등이 있다. 또 주력 취급 상품이 다른 이베이와 SSG닷컴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한 작업 등도 예상된다.

 

이베이-SSG닷컴, 디지털 통합 작업

이베이와 SSG닷컴의 결합을 위한 우선 과제로 디지털 시스템의 통합 작업이 요구된다. 두 기업 모두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통합시스템 작업이 필요한데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유료멤버십 '스마일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론칭한 스마일 클럽은 2018년 100만명에서 2020년 300만명까지 대폭 늘었다. 반면, SSG닷컴에는 유료 멤버십이 없고, 구매 가격에 따른 등급제가 있다. 

이와 함께 각 사별 온라인 결제 페이도 다르다. 이베이는 스마일페이와 스마일 카드를 제공 중이다. 각각 100만명과 약 1,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SSG닷컴은 신세계계열사의 모든 온라인 몰을 SSG페이로 통합했다. 양사 간 페이가 다르고 혜택도 달라 이를 호환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SSG닷컴은 이마트, 백화점,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 전체 온라인 가입 고객 2000만명을 보유 중이고, 이베이도 2020년 기준 2100만명의 가입자가 있다. 두 기업 합쳐 4100만명의 회원으로 중복되는 회원과 등급 등을 정리하는 작업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차츰 가능한 부분부터 서비스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고객이 이베이와 SSG닷컴 두 곳 모두 이용해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상품경쟁력 시너지 제고

SSG닷컴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본격적인 물류센터 확대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도 물류센터 확대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물류센터를 획기적으로 늘릴만한 물량이 부족하단 점도 이유로 꼽혔다.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SSG닷컴은 최근 충청권 새벽배송을 위해 물류센터 임대를 진행했지만 초기 물량을 최소로 잡고 수요에 따라 확대를 결정한다는 조심스런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거래액 4조원 규모에서 24조원으로 퀀텀점프를 하면서 물류센터 확보가 우선과제로 지목된다. 이에 신세계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4년간 1조원 이상의 풀필먼트센터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3곳 운영중이다. 또 전국 이마트 지점을 PP(Picking&Packing)센터로 운영중이며, 향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시너지는 상품에서도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은 신선식품이 주력이고, 이베이는 공산품이 주력이다. 두 온라인 쇼핑몰이 부족한 상품 경쟁력이 채워져 이전보다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 구매력이 높아지면 물품의 대량구매가 늘어나고 이는 구매단가를 낮출 수 있다. 최근 업계가 10원 전쟁 등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만큼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는 향후 이커머스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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