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View] 상장 앞두고 '說說說'... 현대ENG 깎아내리기, 근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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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View] 상장 앞두고 '說說說'... 현대ENG 깎아내리기, 근거 있나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7.0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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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평가절하·뒷말 '팩트파인딩'
정의선 위한 배당확대? '주주환원' 강화 추세
상장기업들 배당 꾸준히 늘려, 의혹근거 미약
성과급 축소? 코로나에도 격려금 가산 지급
'상장 패스트트랙 조건' 이미 충족... "저가 수주說 사실무근"
현대엔지니어링. 사진=시장경제DB
현대엔지니어링. 사진=시장경제DB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 대어로 떠오른 현대엔지니어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주주 지분 매도, 저가수주, 성과급 축소 등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상장 전 기업을 과도하게 평가절하한다는 반박 논리가 맞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핵심 자금원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37%를 보유하고 있어 매년 10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하고 있다. 배당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1만2000원 △2019년 1만5000원 △2020년 1만5000원을 기록했다. 2019년 배당금은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이를 두고 오너일가의 현금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코로나로 인해 주가가 크게 내려 앉으면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주주환원정책을 강조한 시점과 겹친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대주주 개인을 위한 배당 확대라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법인의 배당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상장법인은 배당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거래소는 "코로나로 인한 경영 악화에도 기업들은 주주 환원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배당 정책 유지를 통한 배당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당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주당 배당금은 1만5000원이다. 상위 10대 건설사인 △삼성물산(2300원) △현대건설(500원) △DL이앤씨(1300원) △GS건설(1200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위 주장에 대해서는 주주배당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해석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발행주식 수가 적기 때문에 1주당 배당금이 커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을 뿐 실제 배당금이 과도하게 높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발행주식총수는 759만5341주로, 삼성물산(1억8688만7081주), 현대건설(1억1135만5765주), DL이앤씨(1935만8738주), GS건설(8558만1490주)에 한참 못 미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DB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DB

 

직원복지 뒷전? "오히려 성과급 가산 지급"

현대엔지니어링 주변에서는 배당 확대 정책과 달리 직원 복지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내부 불만도 흘러나오고 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에 따르면, 일부 직원은 해외근무자의 국내 입국 기피, 성과급 축소, 고정급 동결 등을 우려하고 있다.

취재 결과 ‘입국 기피’나 ‘임금 축소’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 해명에 따르면 직원 기본급은 매년 1.2%씩 올랐다. 최근에는 코로나 격려금도 지급했다. 성과급의 경우 기준년도 경영·수주실적, 매출, 영업이익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본부별 실적과 개인 인사고과를 연동해 확정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성과급은 실적과 외생적 변수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며 주주배당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별 실적, 개인 성과, 인사평가, 근무지 등에 따라 차등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해외와 국내 현장근로자에게 격려 차원에서 성과급을 가산 지급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내부 직원발(發)'로 퍼진 사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시장경제DB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시장경제DB

 

8월 상장 예비심사 추진

패스트트랙 조건 충족... "저가 수주說 사실무근"

또다른 쟁점은 상장 전 ‘몸값 불리기’를 위해 저가 수주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는 의혹이다. 매출과 외형을 키우는 목적으로 이윤이 남지 않는 해외 사업에 무리한 입찰을 감행한다는 주장이다. 

위 의혹 내지 주장은 팩트와 거리가 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 상장 패스트트랙 조건을 갖출 만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상장 패스트트랙은 자기자본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기업에 한해 한국거래소가 심사기간을 기존 45일에서 20일로 줄여주는 제도이다.

주요 조건은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7000억원 이상 ▲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 5000억원 이상 ▲ 최근 사업연도 법인세차감전이익 300억원 이상 ▲ 최근 3개년 법인세차감전이익 합계 600억원 이상 등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66.9%로,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 보유 현금은 2조2064억원으로, 유동부채 2조456억원보다 많고 유동비율은 222.6%에 달한다. 시공능력과 자산총액은 전체 건설사 가운데 7위 수준이다. 

수주잔고는 23조1561억원으로, 3년 이상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EPC(2조7000억원), 러시아 오렌부르그 가스시설 EPC(100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기준 'AA-, 안정적' 으로 'AA+' 등급을 보유한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건설사를 통틀어 2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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