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베이 인수 틀어지나... '4兆 몸값' 美 본사도 네이버도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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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베이 인수 틀어지나... '4兆 몸값' 美 본사도 네이버도 불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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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입찰 이틀 지났지만 미국 본사 묵묵부답
5조 원 제시한 이베이, 가격 놓고 고민 가능성
네이버 '참여 했지만 결정된 바 없다'... 막판 변수
5조 원 자금 조달 마친 신세계... 단독 입찰 할까
(좌)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우)네이버 이해진 GIO. 사진=시장경제DB
(좌)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우)네이버 이해진 GIO. 사진=시장경제DB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입찰의 우선협상자로 유력할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는 '초대형 유통 공룡'의 탄생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본 입찰 이틀이 지나도록 이베이 미국 본사는 묵묵부답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최종 참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에 업계는 유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15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신세계와 롯데가 붙었다. 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4조 원대, 롯데가 3조 원 후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신세계의 승리가 예상됐다.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하면 단숨에 쿠팡을 뛰어넘어 이커머스 업계 2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아직 우선사업협상자로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며 밝혔다. 또한 미국 본사에서 협의 중으로 곧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났지만 여전히 최종 인수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매각 가격 차이 좁히지 못했나

업계는 이베이 본사가 '가격'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베이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를 5조 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놓고 업계 의견이 갈렸다.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처럼 이베이코리아도 같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16년간 꾸준히 흑자를 낸 유일한 기업으로 그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고, 판매 대부분이 오픈마켓 형태로 신세계나 롯데와 겹치는 게 많아 실제적인 시너지가 나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신세계와 롯데가 당장 필요한 것은 물류 인프라인데 이베이코리아는 단 세 곳의 물류센터만을 운영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올해 초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을 때 IB 업계는 가격을 3조 원대가 적당하다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신세계 측은 적당한 수준을 고려해 4조 원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신세계는 본 계약이 성사되면 신세계가 80%를 부담하고, 네이버가 20%가량을 책임질 예정이었다.

 

네이버 변수... 신세계 독주 가능성?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높고 다양한 말이 오가는 가운데 17일 오전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와 컨소시엄으로 참여는 했지만 내부에서 최종 참여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초기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네이버 실무진은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성 둔화와 4조 원가량의 인수가에도 불만을 품었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네이버의 참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 규제에 걸릴 가능성도 커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네이버가 불참하더라도 자금적인 측면에서 단독 참여가 가능하다. 신세계는 이미 5조 원가량의 자금 조달을 마친 상태다. 3조 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취득하는 지분 등 자산을 담보로 조달한 인수 금융이다. 나머지 2조 원가량은 하남 스타필드와 이마트 주요 매장 등 알짜 베기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미리 받아놨다. 네이버가 불참한다면 자금 구성을 다시 짜야 하지만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본사의 장고는 가격일 가능성이 크다"며 "신세계도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지만 5조 원까지 지불하며 인수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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