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ESG 진단⑥] NH證, 업계 첫 ESG채권 발행... '都農상생'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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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ESG 진단⑥] NH證, 업계 첫 ESG채권 발행... '都農상생' 앞장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6.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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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ESG TFT 신설... 연말까지 운영
업계 최초 ESG채권·지수·리포트까지
100%보상으로 사모펀드 이슈 정면돌파
정영채 사장 "농업은 국가기간산업... 지원 계속할 것"

<편집자 주> 최근 금융권의 화두가 된 ESG는 기업의 세 가지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이다. 과거 기업의 역할을 이윤 추구로 한정하던 시대가 지났다. 이제 사회는 기업에 모범과 솔선수범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ESG경영은 평판관리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한다. 무디스가 국가별 ESG 경쟁력 순위를 집계하고, 국민연금도 ESG를 투자 지표로 반영하고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최근 동학개미 열풍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증권가에도 ESG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증권사별 ESG경영의 현황과 특징을 짚어보고자 한다. 

사진=시장경제DB
여의도 NH증권 신사옥. 사진=시장경제DB

NH투자증권은 증권가 ESG경영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는 기업이다. 증권가 최초로 ESG채권을 발행하고 관련지수까지 개발해 공개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범(凡)농협'의 일원으로 농가 지원사업을 통한 사회공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업계 전반이 ESG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ESG위원회 등 전담조직을 갖추고 채권발행, 사회공헌 등 ESG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ESG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최초 모집예정금액 1,000억원 대비 약 6배인 6,200억원에 달하는 응찰율을 기록해 최종 1,1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채권은 5년물이고, 발행금리는 1.548%이다. 해당 채권은 녹색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분야 투자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역시 업계 최초로 ESG 리포트를 발간해 주목받았다. 2019년 6월부터 SK, 포스코, LG화학,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한국의 각 업종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을 선정해 ESG 기업분석을 추진해왔다. 최초 발간된 ESG보고서는 357페이지 분량으로 국문과 영문 동시 발간됐으며 지난해 12월 세번째 ESG 리포트를 발행했다. 

이 외에도 2019년 인덱스 사업 TFT를 출범해 2020년 5월 리서치센터 내 인덱스 개발팀을 정식 부서로 승격하고 인원을 충원해 사업을 적극 확대 중이다. 현재까지 총 8개의 인덱스를 출시했다. 올해 안으로 5~6개의 신규 인덱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NH투자증권의 'iSelect 지주회사 인덱스'는 글로벌 핵심 투자 트렌드로 손꼽히는 ESG를 한국 지주회사 주식에 반영해 투자하기 위한 지표로, ESG 이슈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주회사 주식을 테마로 했다. 

해당 인덱스는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으로 (주)지속가능발전소와 제휴해 기업의 지배구조와 리더십, 노사관계와 업무 문화, 환경 기여도를 딥러닝 기반으로 실시간 자동 평가하고, 이를 누적해 분기별 리밸런싱을 가능하게 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섹터별 ESG 인덱스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사회적 약자위한 공헌사업 분주

NH투자증권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회공헌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5월 건설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채권신탁시스템'을 공개했다. 하수급인(하청업체)이 보유한 하도급대금을 신탁사에 신탁해 공사대금을 신탁계좌로 입금·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하청업체에서의 부실로 공사대금에 대해 가압류·회생 절차가 발생하더라도 대금에 대한 강제집행은 금지된다. 

하도급대금 지급체계는 수급인(대형시공사)이 하수급인(전문건설사)과 하도급계약을 맺는 게 일반적인데, 상생채권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하수급인에게 부실이 발생해도 하도급대금은 보전돼 노무자, 자재·장비업자 등에게 직불이 가능해 임금체불로 인한 공정지연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강승완 NH투자증권 재산신탁부장은 "기존 직접지급 시스템은 압류·회생 등에 취약해 하도급대금 청구 채권에 가압류가 걸릴 경우 체불을 유발해 법적 다툼에 따른 공사 지연 위험이 있었다"며 "상생채권신탁시스템을 활용하면 하수급인의 부실, 회생 등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계약해지 없이 하도급대금을 일용직 근로자나 자재·장비업자 등에게 직불 할 수 있어 원활한 공사 진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막을 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5번홀에서 선수들이 버디를 기록할 때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적립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진단키트는 사회 취약계층의 의료공백 해소 차원에서 충북 음성 소재 종합사회복지시설 '꽃동네'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알까기' 이벤트와 '10번홀 채리티이벤트'를 통해 한국소아암재단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산방지와 극복을 위해 총 5억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을 기부했고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1억원의 성금을 모금해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에 기탁했다. 비슷한 시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지역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면역력 강화를 위해 1억원 상당의 홍삼제품을 구입해 대구시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옵티머스 이슈와 관련해 100% 원금지급을 선언해 사모펀드 사태 수습에 있어서도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결정으로 투자원금을 반환받게 될 대상은 일반투자자 전체의 96%에 해당하는 831명이며,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에 달한다. 

 

"농가지원은 범(凡) 농협의 책무"

군소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NH증권만의 특색있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NH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농협재단과 '농촌 마을 공동체 전기 인덕션 지원 사업'을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농촌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 마을공동체의 취사시설을 전기인덕션으로 교체해주는 사업이다. 

2019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직접 농가지원에 나섰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직접 농가 일손돕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이 사업은 도시가스가 거의 보급이 되지 않는 면·리 단위의 마을회관, 경로당 등 마을공동체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자료를 활용해 고령화 비율, 독거노인 비율, 절대 인구수·인구감소 추세 등을 항목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마을 공동체별 우선순위를 판단한다.

현재 읍·면 단위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가스가 거의 보급되지 않아 취사에너지 부족을 호소하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대부분 LPG를 사용하고 있어 사고위험은 물론 유해가스에 노출돼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농촌 지역의 초고령화, 독거노인 증가 등으로 마을공동체 지원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원 규모는 매년 3억원 상당이며, 전체 400대 이상의 인덕션 지원을 목표로 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충북 보은군, 경북 의성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하반기에는 전북 무주군, 경남 산청군이 대상이다. 지난해에는 충남 청양군, 경남 의령군, 전북 진안군, 경북 청도군을 지원했으며 2019년 전남 곡성, 경북 영양, 경남 합천, 전북 순창 등 4개 군을 대상으로 했다. 총 2020년 425대, 2019년 413대를 지원했다.
 
마을 공동체들을 전수 조사해 고령주민의 동선을 연구하고 인덕션 전용테이블을 제작해 인덕션과 냄비 세트도 함께 제공됐다. 후속 사업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 조사와 이용 후기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은 화훼농가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국 화훼농가가 지난해 코로나로 입학식, 졸업식 등 각종 행사 취소로 어려움을 겪자, 약 3억원 상당의 꽃을 구매해 사업부별 주요 고객에 감사선물을 전했다. 올해에도 약 3억5,000만원 상당의 꽃을 사들여 설 선물, 고객 사은품 등에 활용했다.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는 농촌 노령화 등으로 영농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범농협 차원의 도농(都農) 혁신사업이다. NH투자증권은 전국 31개 마을에서 정영채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각 마을의 '명예이장', 소속 직원들은 '명예주민'으로 위촉해 결연마을의 농번기 일손을 적극 돕고 있다.

'장수 사진 무료 촬영 사업'은 65세 이상의 고령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진 촬영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했다. 사진관으로 이동하기 번거롭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사진 촬영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전문 촬영기사의 촬영 후 인화, 액자작업까지 제공한다. 특히 촬영 전 메이크업까지 지원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매년 임직원들이 자매결연 농가의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마을 장터'를 개최해 농가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0년은 1월 8월 두차례에 걸쳐 약 7,000만원 상당의 과일을 임직원 대상으로 판매했다. 

이밖에 금융회사 본연의 비즈니스에서 지원이 가능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금융상품 판매수익의 일부를 농업인 지원기금으로 활용하는 '농(農)사랑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농가에서 생산한 건강식품을 공급받고 농가는 복잡한 중간 유통과정 없이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사업의 일환이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 임직원들은 산불, 태풍, 가뭄 등 자연재해를 입어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수시로 자원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국가기간 산업인 농업과 농업인을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시장경제DB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국가기간 산업인 농업과 농업인을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시장경제DB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우리 회사는 농업인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농협그룹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과 생사를 함께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기존 지원 사업은 물론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도농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채 사장은 취임 직후 고객 중심 영업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재무성과 위주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없애고 고객만족지표로 평가하는 '과정 가치' 평가를 도입했다. 한편 NH농협금융지주 역시 'ESG Transformation 2025' 비전을 선포하고 전 계열사의 ESG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한편 ESG경영은 당분간 경제분야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운용자산의 50% 이상을 ESG 기업에 투자한다고 공언한 이후 중견기업 대다수도 ESG경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ESG 경영에 대한 중견기업계 의견 조사' 결과 중견기업의 78.2%가 ESG경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중견련은 지난달 4일부터 14일까지 101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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