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R&D 생존전략②] 파이프라인만 30개... 차원 다른 한미약품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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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R&D 생존전략②] 파이프라인만 30개... 차원 다른 한미약품 '파트너십'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1.06.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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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부합하는 국내외 다수 바이오기업과 협업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FDA 실사 중
면역항암, 대사질환, 희귀질환 등 치료제 개발 적극
유망 파이프라인 개발 진행 중... "파트너사 늘릴 것"
권세창·우종수 사장 투톱체제... "제약강국 이루겠다"

국내 제약사들이 R&D(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 과당경쟁에서 오는 수익률 저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약사 등록 기준이 낮은 것이 근원적인 문제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자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는 글로벌 확장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다.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유한약품 등 국내 메이저 제약사들이 미개척 치료제 개발을 위해 R&D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는 이유기도 하다. 본지는 국내 제약사의 R&D 진행 상황을 되짚어보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등 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등 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의 R&D 접근 방법은 다른 제약사들과는 사뭇 다른 노선을 타고 있다. 독자 개발보다는 파트너십을 구축해 실효성을 높이는 형태다.

한미약품은 미래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글로벌 개방형 혁신 전략을 수립해 성과를 내는 것에 노력 중이다. 최근 3년간 7건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면역항암 및 희귀질환 분야 공동 연구개발 계약체결은 물론 美 MSD에 최대 1조원 규모의 NASH 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美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최근 식약처 33호 바이오신약으로 시판허가 승인을 받았다. 현재 FDA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가 진행 중이어서 연내 美 시판허가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신약개발엔 10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수조원 이상의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의약품 특허 만료 등 경쟁 심화도 의약품 수명주기 단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제약산업 환경 속에서 굳건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R&D 전략은 신약 개발 효율성 개선, 투자 효과 증대, 혁신 기술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한미, 국내 제약사 최초 오픈이노베이션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 등 자체 개발 R&D 노하우를 통한 30여개 파이프라인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을 위한 외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 전 주기에 걸쳐 전문성과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구 초기단계부터 기술 공유 및 새로운 혁신 치료제 발굴 협업은 물론 한미 R&D 프로젝트의 가속화를 모토로 파트너십을 강화 해왔다. 현재 한미약품은 美 MSD, 로슈의 제넨텍, 스펙트럼 등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면역항암제, 염증과 섬유화, 신규 플랫폼, 희귀질환 등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분야에서 국내외 유망 신약 및 플랫폼 기술 보유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작년 AI 신약개발 전문기업과인 스탠타임社와 MOU를 체결했다. 한미는 인공지능 기반 선도 물질 최적화(AI-based lead optimization) 플랫폼을 통해 신약개발 초기 연구단계(전임상)에서부터 AI 활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2019년엔 세계 최초로 CCR4 경구용 면역항암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랩트社는 나스닥에 상장된 면역항암제 전문 바이오텍이다. 한미약품은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활성화하는 경구용 면역항암제인 혁신적 후보물질을 통해 고형암 대상 글로벌 임상 1/2상 단일 요법 및 MSD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바탕으로 혈액암 등 고형암 면역항암제 임상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타깃에 동시에 결합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기술이다.

또한, 중국 내 유망기업인 이노벤트 등 여러 파트너사와 폐암 등 고형암 환자 대상의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 시너지 효과를 찾는 임상도 진행하며, 페인스社로부터 새로운 항체 기술을 도입해 다중항체 기반의 항암신약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GC녹십자와 유전성 희귀질환인 LSD(리소좀 축적질환) 치료를 위해 협력하고 한미의 장기 지속형 신약 개발 역량 기술 바탕의 공동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LSD로 인한 대사질환 질병은 뮤코다당증 등 50여종에 이르는 극 휘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한미약품은 질병 타깃은 물론 기술 플랫폼 협업으로 ‘First-in-class’, ‘Best-in-class’ 약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하는 바이오 벤처기업과 기술도 면밀한 탐색을 통해 협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파이프라인의 확보를 통해 차세대 미래성장 동력 확보 등 R&D 경쟁력을 향상시켜 왔다.

'파이프라인'이란 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말한다. 제약사에서는 신약을 비롯해 대표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이야기한다.

한미약품이 호중구감소증 치료를 위해 개발한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호중구감소증 치료를 위해 개발한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한미의 R&D 성과물

지난 3월 한국에서 세계 첫 허가를 받은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첫 결과물이다. 한미약품이 전임상 단계부터 개발한 후보물질을 지난 2012년 美 스펙트럼社에 라이선스 아웃했고, 약 10년간의 탄탄한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신약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신약 중 처음으로 허가된 롤론티스는 한국에서의 세계 첫 허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3조원 시장을 공략한다.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초기 유방암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임상에서 총 네 번의 치료 사이클 동안 경쟁약물 대비 DSN(Duration of Severe Neutropenia, 중증 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의 비열등성 및 우수한 상대적 위험도 감소율 등이 입증됐다. 또한, 다국가 글로벌 임상 3상을 바탕으로 롤론티스가 한국인 대상으로 효과가 동일함을 세계유방암학술대회(GBCC)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연 평균 매출의 20%대에 달하는 적극적인 R&D 투자와 국내외 기업들과의 활발한 파트너십을 통해 현재 약 3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작년 약 2,200억원을 R&D에 투자한 한미약품이 현재 협업하고 있는 제약사는 12개 기업에 이른다.

한미약품의 대표이사는 경영관리와 신약개발로 부문을 나눈 투톱 체제로 이뤄졌다. 사진 왼쪽부터 신약개발부문 권세창 사장, 경영관리부문 우종수 사장.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의 대표이사는 경영관리와 신약개발로 부문을 나눈 투톱 체제로 이뤄졌다. 사진 왼쪽부터 신약개발부문 권세창 사장, 경영관리부문 우종수 사장. 사진=한미약품

 

경영관리와 신약개발 나뉜 투톱 체제... 한미약품의 미래 청사진 그려

한미약품은 경영관리와 신약개발을 나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관리부문은 우종수 사장, 신약개발부문은 권세창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우종수 사장은 1990년 한미약품 제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한국의 의약품 제제기술 자립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 공장장과 제제연구 센터장을 거쳐 현재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우 사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제약강국을 향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다짐’을 표방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제약기업 중 하나로 제약강국 달성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이다.

신약개발부문을 총괄하는 권세창 사장은 한미약품 연구소를 입사한 후 연구소장과 한미약품 부사장을 거쳐 우종수 사장과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직원들 사이에는 ‘미래를 살고 있는 CEO’로 불리며 신약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특히 현재 개발 중인 30여 가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가속화를 위한 노력과 3년 연속 원외처방 1위를 이끈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등 한미약품 자체개발 전문의약품 처방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은 물론, 면역항암제와 AI신약개발 등 미래 가치를 이끌 다양한 회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美 FDA 시판허가가 예상된 롤론티스를 포함해 한미약품은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다각적 협력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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