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풀 걸 고발까지?"... 하이트진로 향한 오비맥주의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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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풀 걸 고발까지?"... 하이트진로 향한 오비맥주의 '예민'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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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 "진로가 홍보물 무단 수거" 신고... 檢 송치
하이트진로 맞고소 "오비 직원도 홍보물 훼손"
영업현장 과열 비일비재한데... 진흙탕 싸움 번져
업계 "테라 역습에 오비맥주 1위 위태, 예민 반응"
하이트진로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오비맥주 '한맥' 입간판을 치우고 있는 영상 캡처. 사진=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오비맥주 '한맥' 입간판을 치우고 있는 영상 캡처. 사진= 오비맥주

홍보물 무단 수거 혐의로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고발한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갔다. 오비맥주 측은 식당 주인의 양해 없이 입간판을 치운 것은 엄연한 영업방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영업 현장에서 비일비재한 일을 갑자기 꼬투리 잡고 있다"며 오비맥주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중원경찰서는 지난달 말 해당 사건을 종결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오비맥주는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 식당에서 '한맥' 홍보물 분실사건이 수차례 발생하자 성남중원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앞서 오비맥주는 식당 외부와 건물 등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해 한맥 홍보물을 무단으로 수거하는 영상을 입수했다. 경찰의 CCTV 확인 결과 한맥 홍보물을 무단으로 가져간 이들이 탑승한 차량은 하이트진로의 법인 차량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 측은 수사 결과에 따라 추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의 공격에 같은 방식으로 맞받아쳤다. 하이트진로 측은 인천, 안양 등에서도 오비맥주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진로 홍보물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는 업주의 허락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하이트진로는 해당 사건을 경찰 수사 의뢰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광고물 관리 및 영업 활동에 대한 관리,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모든 영업사원들이 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유가 어떻든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준법경영, 정도경영에 좀 더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에 확인된 경쟁사의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의뢰를 진행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두 맥주 회사간 고소고발 저변에는 맥주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오비맥주의 예민함이 깔려있다. 오비맥주는 여전히 맥주 점유율 1위지만 테라의 역습에 위태로운 상황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시장 맥주 점유율은 발포주 포함시 오비맥주 49.5%, 하이트진로 32.9%로 나타났다. 오비맥주는 최근 테라의 초록색 병을 연상하게 하는 한맥을 출시했고, 카스를 투명병으로 리뉴얼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업현장에서 직원들 간 홍보전 과열은 이전부터 비일비재했는데 오비맥주가 올해 갑자기 트집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맥주업계 10년 주기설에 따라 올해 오비맥주가 1위한지 10년째가 되는 해기에 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업계에서 점포 입간판을 놓고 자사 홍보물을 우선하는 행위는 오랫동안 해오던 행태"라며 "대부분 서로 조율하며 합의 과정을 거쳐왔는데 올해 오비맥주가 갑자기 이를 법적 조치와 언론 플레이로 나서는 것은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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