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제대로 붙는다... 이베이 누구 품에?
상태바
롯데 vs 신세계 제대로 붙는다... 이베이 누구 품에?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09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입찰 2개 기업만 참여... 인수 시 단숨에 이커머스 선두권 진입
이베이 본사 전경. 사진= 이베이 홈페이지 캡처
이베이 본사 전경. 사진= 이베이 홈페이지 캡처

7일 열린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은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SK텔레콤과 MBK가 빠지며 롯데와 신세계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3위 사업자인 이베이를 인수하면 단번에 상위권 진입이 가능한만큼 업계 귀추가 모였다. 본 입찰 결과는 다음주 미국 이베이 본사 임시주총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은 사실상 신세계와 롯데의 대결 양상으로 굳어졌다. 오프라인 강자인 두 기업은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업계 점유율은 부진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자사 유통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운영 중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쇼핑시장 성장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 쿠팡이나 네이버에는 미치지 못한다. 롯데도 롯데온을 론칭했지만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지난해 SSG닷컴은 3조9000억원, 롯데온은 7조6000억원의 거래액 달성에 그쳤다. 20조원을 넘나드는 네이버나 쿠팡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두 기업의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이커머스 사업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거래액은 20조원이다. 네이버 27조원, 쿠팡 22조원에 이은 3위다.

투자은행 업계에 다르면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으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네이버, 이베이와 합쳐 산술적으로만 50조원의 거대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롯데도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투자하는 등 이커머스 확장에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 본부장을 영입하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을 내비치기도 했다.

 

매각가 5조원 부담... 승자의 저주 될까

신세계와 롯데로 좁혀졌지만 우려도 함께 나온다. 5조원이나 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20조원인데 2.5배의 값을 매긴 것은 신세계와 롯데 두 곳 모두에게 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를 3조원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어, 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란 예상이다. 최악의 경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 해도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직매입 없이 순수 상품 중개만을 하는 오픈마켓 형태다. 이는 SSG닷컴과 롯데온이 모두 하고 있는 사업으로 몸집만 키울 뿐 확장은 요원할 수 있다. 

최근 이커머스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물류 시너지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이라 직접 배송할 물량이 적어 물류센터도 용인·동탄·인천 3곳 뿐이다.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을 위해선 폭넓은 물류인프라가 필수인데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추가 투자를 할 수밖에 없고, 매각가 5조원과 더불어 상당한 금액의 지출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쿠팡과 같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거품이란 분석이다. 쿠팡은 물류, OTT, 배달 등 다양한 사업 모델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사업의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업에게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은 시장 과열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너무 높은 가격에 인수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