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톺아보기] 물만난 정수기 名家... '상품군 확장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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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톺아보기] 물만난 정수기 名家... '상품군 확장 전략' 통했다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1.06.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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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카테고리 얽매이지 않는 제품 개발
기술력 바탕으로 한 정수기 혁신 이끌어
‘청호 자가관리 정수기 셀프’ 효자 노릇 톡톡
모델 임영웅 신의 한수... 4187억 역대급 매출
미숙한 CS 대응, 강매, 노조 갈등으로 구설수
오정원 대표, “트렌드 읽고 빠르게 대응”
청호나이스 대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임영웅. 사진=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 대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임영웅. 사진=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가 오정원 대표 체제에서 안정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정수기 시장에서의 안정적 정착과 메인 모델인 트로트 가수 임영웅 효과까지 더해져 실적 향상을 이끌고 있다.

1993년 설립된 청호나이스는 그동안 정수기를 중심으로 한 생활가전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코웨이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하던 정휘동 현 청호나이스 회장이 ‘물’에 대한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청호나이스를 창립한 것이 시작이다. 현재 청호는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연수기, 제습기, 화장품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화장품 사업은 1996년부터 시작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다.

청호나이스는 정수기에 대한 기술력만큼은 다른 경쟁업체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세계 최초로 초소형 얼음정수기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에는 커피정수기인 ‘휘카페’를 개발해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내놓았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인 지난해 4,18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로 인한 위생가전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모델 임영웅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청호나이스는 2018~2019년 2년 연속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지난 2017년 3,846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2018년 3,751억원, 2019년 3,641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청소나이스의 성장에는 과감한 카테고리 확장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청호나이스는 초소형 가전인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출시했고,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한 펫 공기청정기도 내놨다. 또, 식기세척기도 처음으로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카테고리 확장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

올해 는 직수형 자가관리 정수기인 ‘청호 자가관리 정수기 셀프’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021년 1월 출시된 ‘청호 자가관리 정수기 셀프’는 누적판매 1만5천대를 돌파했다. ‘청호 자가관리 정수기 셀프’는 유로와 코크는 물론 국내유일 필터 속까지 살균 세척해 주는 제품이다.

최근 수년간 직수형 정수기 시장이 커져왔지만 청호나이스는 역삼투압 정수방식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정수제거능력, 그리고 필터 내부에 남을 수 있는 거르고 남은 찌거기로 인해 직수형 정수기 제품 출시에 속도를 조절해 왔다.

‘청호 자가관리 정수기 셀프’는 기존 직수형 정수기가 안고 있던 문제점인 필터찌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터 속까지 씻어주는 특허출원 기술이 적용됐다.

 

임영웅 효과가 실적 상승 가속도… 모델 1년 더

청호나이스의 지난해 성장에 있어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빼놓을 수 없다. 미스터트롯 진(眞)을 수상한 임영웅은 청호나이스의 주 구매층인 여성들의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임영웅을 모델로 내세우기 전과 후의 매출과 렌탈 계정 증가의 편차가 눈에 띌 정도다. 임영웅 효과로 지난해 출시한 ‘살균얼음정수기 세니타’, ‘뉴히어로 공기청정기’ 등이 성공작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에 청호나이스는 올해 임영웅과 모델 계약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마스케어 칼라민크림. 사진=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 마스케어 칼라민크림. 사진=청호나이스

 

화장품 사업부문, 성장 속도 느리지만 내실 있게

청호나이스는 창업 초기였던 1996년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대표 브랜드로는 카베엘라, 휘엔느, 아이오마 등이 있다. 특히 작년 11월 출시한 마스크 전용 크림 ‘마스케어 칼라민 크림’은 출시 이후 매월 30%씩 판매가 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가전 부문에 비해 화장품 사업이 도드라져 보이지는 않지만 경영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케 한다.

청호나이스의 H&B부문 송재혁 부문장은 “앞으로 청호나이스 화장품은 중국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숙한 CS 대응, 강매, 노조 대립 등 구설 올라

청호나이스는 실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고객들과의 소통에서 종종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사용하던 고객은 물에서 악취가 나고 벌레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와 같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청호나이스 측은 위약금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민원인은 자신의 30개월난 아이가 토하고 설사하기를 반복해 수리를 맡겼음에도 대체품으로 또 이런 정수기를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청호나이스 측은 센터 책임자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며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직원들을 상대로 자사 제품을 강매한 것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청호나이스가 신사업으로 에어컨을 한다고 직원들에게 1인 1대 강요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청호나이스의 엔지니어들이 실적을 내기 위해 자신의 카드로 결제하는 상황이 만연돼 있다는 댓글이 달려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는 “독려하는 차원이지 강매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엔지니어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구설에 올랐다. 생활가전 제품 설치와 A/S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서비스 전문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이 출범하면서 기존 위탁 계약 형태로 활동해왔던 엔지니어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청호나이스 측은 바로 정규직 전환이 되는 것이 아닌 6개월, 6개월, 12개월 식의 쪼깨기 계약직을 거친 후 평가를 통해 전환된다는 규정을 적용해 엔지니어들의 반발을 샀다.

청호나이스 엔지니어 노동조합은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으로 계열사 나이스엔지니어링 입사 강요, 계약서 작성 강요 등이 이뤄졌다는 이유였다.

청호나이스 측은 이후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 "본부장뿐만 아니라 팀장직급도 3개월간 시용기간을 통해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노조와의 신뢰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청호나이스 오정원 대표이사. 사진=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 오정원 대표이사. 사진=청호나이스

 

오정원 대표, “트렌드 읽고 빠르게 대응”

지난해 1월 취임한 오정원 대표는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해 시장을 키우자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오 대표는 취임 후 “앞으로 치열한 시장에서 고객의 필요와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만 경쟁 우위를 점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며 “하루하루 개선하고, 혁신해야만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유통망을 선점하고, 시장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 비대면 시대를 위한 온라인 역량 강화와,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고객 범주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기존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는 변화로 소비자와 호흡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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