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카드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정 브랜드나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악화된 업황 속에서 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한 카드사들에게 PLCC 시장이 돌파구로 부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PLCC는 카드사와 유통, 금융 등 다양한 파트너사가 상품의 기획부터 운영, 마케팅까지 과정을 함께 진행하는 신용카드다. 신용카드사 이름을 앞세운 기존 카드들과 달리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에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파트너사의 충성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로 카드사는 고객 유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들은 충성 고객을 유지할 수 있어 기존의 제휴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됐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수요가 크게 증가한 온라인쇼핑, 인테리어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한 PLCC가 활발하게 출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PLCC 시장은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주도적으로 개척해왔다. 신한카드는 올해에만 PLCC 3개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글로벌 호텔 '메리어트', 가구 브랜드 '이케아', 인테리어·건설 자재 기업 'LG하우시스' 등과 제휴했다. 

메리어트 신한카드는 국내에서 출시된 PLCC 중 제휴사의 멤버십 우대와 포인트 사용 등을 전 세계에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약 1억5000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한 '메리어트 본보이™(Marriott Bonvoy)'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계 호텔에서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 가입만으로 연간 25박 숙박을 해야 받을 수 있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등급(객실 상황에 따라 1단계 업그레이드 및 오후 2시 체크아웃, 웰컴 기프트 제공 등 혜택)이 카드 보유 기간 기본 제공된다. 이용 실적에 따라 플래티늄 엘리트 등급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133개 국가에서 메리어트, 웨스틴, 쉐라톤, W, 리츠칼튼, 코트야드, 포포인츠 등 30개의 브랜드의 7600여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 호텔 그룹이다.

연회비가 26만7000원으로 높지만 출시 이후 카드 발급에 1주일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였다. 카드 발급 시 연 25박을 숙박해야 승급되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멤버십이 제공돼 '호캉스족(族)'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케아 신한카드는 국내 이케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원 이상 이용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이케아 오프라인 매장 내 전 식품매장(레스토랑·카페·비스트로 등)에서는 1만원 이상 이용하면 15% 할인받을 수 있다.

이케아 특별 할인은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하면 월 최대 3만원까지 제공된다.

신한카드는 인테리어 시장 공략을 위한 PLCC도 출시했다. 최대 60개월 장기할부 서비스와 캐시백 혜택을 담아 고가의 인테리어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인테리어 전용 'Z:IN(지인) 인테리어 신한카드'는 대리점에서 인테리어 비용 결제 시 12·24개월(4.9% 할부이자), 36·48·60개월(6.5% 할부이자) 장기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기 할부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12·24개월 할부 기준 전월 이용실적이 70만원 이상이면 월 1만원의 캐시백이 적용된다.

KB국민카드도 최근 커피빈 코리아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자사 최초 PLCC 카드를 출시했다. 고객들의 결제 패턴과 특성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할인 혜택, 쿠폰 등 커피빈 특화 서비스가 지원된다. 커피빈에서 건당 5000원 이상 결제 시 3000원 할인 혜택(월 최대 6회)이 제공된다.

KB국민카드는 하반기에 SPC그룹과 '해피포인트 PLCC'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존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특수 포인트 카드' 역할을 담당해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 마니아들에게 어떤 혜택이 더 좋을지 기업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PLCC 시장은 매력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