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매각 반대"... 동부건설-한진重 M&A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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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매각 반대"... 동부건설-한진重 M&A '산넘어 산'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5.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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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내달 주총서 결정
시평 13위 종합건설사 탄생, 그린 뉴딜 시너지
시민대책위 "사모펀드 매각 반대"...고용보장 등 넘어야 할 산
부산 영도조선소. 사진=한진중공업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한진중공업 인수작업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인수를 마치면 시공능력평가 13위 수준의 종합건설기업이 탄생하지만, 매각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기업 간 경쟁제한성을 심사하는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는 아직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 필리핀 BDO은행,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한국토지신탁, NH 프라이빗에쿼티(PE), 오퍼스 PE 등)은 지난달 15일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시중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한진중공업 발행 주식의 66.85%(5567만2910주)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의 건설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시공능력평가 13위 규모의 종합건설사가 탄생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21위에 올라있으며 △강남 대치 센트레빌 △용산 ‘아스테리움 용산’ △서울역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서울’ 등 서울 도심에 다수의 단지를 시공했다. 한진중공업은 시공능력평가 46위로, △서울숲한진타운 △마곡M밸리 8단지 △송파 해모로 등 공동주택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두 기업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더하면 총 2조5828억원으로, △태영건설 △반도건설 △중흥토건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린 뉴딜 사업에서의 협력 방안도 거론된다. 동부건설 자회사인 동부엔텍은 소각운영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로, 생활폐기물·하수처리와 자원회수시설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한진중공업은 해양 자원을 발굴·생산하는 해상 플랜트와 풍력, 태양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두 기업이 협력하면 자원회수시설과 에너지설비의 설계·시공·운영이 모두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조선업 시황이 회복하면서 실적 반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한진중공업의 조선 부문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시민단체가 사모펀드 매각과 고용보장 등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사모펀드가 포함됐고, 인수조건인 고용보장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61.57%의 지분을 보유한 키스톤에코프라임이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작회사'이며 이 사모펀드의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은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신탁업과 집합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국내 부동산 신탁사 중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대책위는 한국토지신탁이 부동산 시행·신탁회사라는 점을 들어 영도 조선소를 폐쇄하고 부동산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동부건설 측에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용보장 △한진중공업 경영진 교체  △영도조선소 운영방안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달 규탄 집회 이후 동부건설을 방문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려 했지만 만남을 거절 당했다"며 “매각입찰조건인 ‘조선업 3년 유지’ 조항은 3년 후 조선소를 폐업하고 부동산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2016년 일시적 유동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겼지만, 여전히 시장가치가 높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인천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토지와 건물, 선박, 기계 등 기초 유형자산은 615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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