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ESG·실적·신사업 '삼박자'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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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ESG·실적·신사업 '삼박자' 갖춘다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5.1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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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영업이익률 동시 흑자전환
철강가격 급등에 수익성 개선..."2분기 전망 밝아"
'탄소 기업' 이미지 탈피...부생가스 활용, 수소 생산
그륩향 비중 줄이고 거래선 다변화... 소재 개발, 역량 집중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해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회복하면서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지적됐던 자체 신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성과를 내며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조92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3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6.2%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영업이익은 3년 내 최대치로 2019년 전체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반등은 철강과 신사업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2분기 160억까지 영업이익이 급감해 위기감을 키웠지만, 글로벌 전방사업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회복했다.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의 회복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가격협상을 이미 마친 상태다. 현대제철은 27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상반기 조선사와 협의해 원가 상승분만큼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며 "협상 이후 철광석 가격이 상승해 나머지 부분은 하반기 추가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강판 가격 인상 협의도 진행 중이다. 차강판 가격은 글로벌 수요산업 회복이 회복하면서 인상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연간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목표를 지난해 69만 톤에서 82만 톤으로 높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요처별 맞춤형 영업활동 등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며 "최근 완성차 강판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이 지분 41.12%를 보유한 현대비앤지스틸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스테인리스강판을 생산하는 현대비앤지스틸은 연결 기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05.5% 늘어난 223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173억2500만원으로 497.4% 늘었고, 매출액은 14.9% 증가한 1951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2분기까지 철강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철강 가격은 판재류를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자동차나 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톤 당 88만원에서 지난달 110만원까지 상승했고 같은 기간 강관 가격은 톤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랐다.

글로벌 철강 시황도 시장 전망을 밝히고 있다. 최근 중국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탕산 지역의 철강 감산을 지시했고, 13% 수준의 수출 철강재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사진=시장경제DB

 

저수익 사업장 정리 '용단'...실적 반등 '결실'

'탄소'·'계열화' 한계 극복...ESG경영 속도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경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신소재 개발이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안 사장은 지난해 10월 수익성이 저조했던 순천 공장 컬러강판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어 적자사업으로 지적됐던 단조사업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현대 IFC를 만들었고, 전기로 박판공장과 컬러강판 라인을 폐쇄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무디스는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을 'Baa3'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현대제철의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 등 노력과 글로벌 전방산업의 수요가 회복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한 축으로 자동차 강판과 특수강을 공급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 시 현대차 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향 물량을 넘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1100~1400억원을 투자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용 신제품 6건을 출시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266종의 자동차 강종을 개발했으며, 자동차 강종 커버리지를 74%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을 위한 최대 현안 과제인 탄소중립과 수소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1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ESG채권발행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금융사를 제외하고는 현대제철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채권의 목적에 맞춰 만기시까지 조달금액을 환경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현대제철은 2030년까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6만톤의 부생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철소를 포함한 주요 사업장의 수송용 트럭과 업무용 차량 등은 단계적으로 수소연료전지 차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수소사업은 현재 수익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개선될 것"이라며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 생산량을 지속 증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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