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기재부, LH는 국세청 출신... "조직기강 잡기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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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기재부, LH는 국세청 출신... "조직기강 잡기 포석"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4.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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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국토부·김현준 LH 모두 부동산 비전문가
23일 기습 발표... "내부 직원도 몰랐다"
김현준 LH 신임 사장. 사진=시장경제DB
김현준 LH 신임 사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3일 김현준 전 국세청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현준 LH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를 합격해 국세청에서 평생을 몸담은 조세 전문가다. 이후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조사국장 등을 지내면서 각종 투기 의혹 세무조사를 맡았다. 청와대 공직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 파견 시절에는 감찰과 인사 검증 등 공직자 사정 업무를 맡았다.

이번 인사는 땅 투기 의혹으로 신뢰가 떨어진 LH의 내부 통제를 강화해 조직 기강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김 사장은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세청장으로 재임하면서 2만명 규모의 조직을 이끌고, 부동산 투기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엄정한 대응을 강조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이 기간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이상거래와 시장 교란행위를 조사했다. 특히 지난해 수도권·세종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국세청 ‘부동산거래 탈루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부동산 투기 대응을 강화했다.

토지 개발과 주택 건설을 전담하는 LH사장직에 국세청 출신을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시 되는 자리에 비전문가가 사장이 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LH 땅 투기 사건'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3기 신도시, 공공주택 등 부동산 공급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비전문가의 선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LH는 다음달부터 전국 공공주택과 신혼희망주택 등 2만 6000여 가구를 공급을 앞두고 있다.

LH 관계자는 "변창흠 전 장관 취임 당시에는 직원들도 분위기를 감지했었는데, 이번 인사는 내부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앞서 정부는 16일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 노 전 실장은 서울대와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행정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고,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를 거쳐 기획재정부 행정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을 역임한 기획·예산 분야 전문가다. 다만 '국토', '교통'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청와대는 "노 후보자는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국토부는 물론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혁신적이며 국가 현안에 기민히 대처했다고평가했다"며 "최근 부동산 부패 청산이라는 국민적 시대 요구에 충실하고 국토부와 LH 환골탈태와 혁신을 이뤄내며 당면 과제를 속도감있게 이뤄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 후보자는 공교롭게도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전 LH 사장)이 떠난 자리에 오른다. 정부는 16일 'LH 땅 투기 사건'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임한 변 전 장관을 대신해 노형욱 전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했고 LH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이상 공석이었던 사장 자리에 김현준 신임 사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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