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노조추천이사제 불발... 노조 "여당과 文정부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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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銀 노조추천이사제 불발... 노조 "여당과 文정부 배신"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4.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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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추천 인사 금융위가 거부
"與 심판론에도 민주당 지지 했는데.."
노조 "내년 대선, 노동자 민심 싸늘할 것"
與 지도부 공석... 노조 요구 수용 '미지수'
12일 금융노조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제공
12일 금융노조 관계자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불발에 대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제공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IBK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가 결국 불발됐다. 노조 측 추천인사를 금융위원회 측이 거부하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즉각 여당 지지선언 철회를 시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 측은 지난해 총선과 이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공개지지하는 등 친여 행보를 이어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IBK기업은행 노조는 전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무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이 금융노조를 기만해 10만 금융노동자가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8일 금융위는 노조 측 추천 인사를 배제하고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정훈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금융위 임명 단계에서 노조 측 후보자가 배제되자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노조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선언을 철회하겠다고 맞섰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와 금융노조는 낙하산 근절과 노동이사제 도입 등 정책협약을 체결했지만 내로남불이 됐다"면서 "순진하게 당정청을 믿은 결과가 오늘의 참담함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민주당의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 지원을 마친 다음 날 금융위가 (선임결과를) 발표한 것은 비열한 처사"라면서 "이대로 간다면 내년 대선에서 금융노동자 민심이 싸늘할 것"고 경고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청와대가 추진했던 노조추천이사제가 왜 불발된 것이며 누구의 의중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연임된) 김정훈 이사도 노조위원장 출신이지만 무난히 재선임됐다"면서 "최초로 시도되는 노조 추천이었던 만큼 (노조가) 전략적으로 보다 온건하고 원만한 인사를 추천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향후 노조 추천 인사가 은행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노조추천이사제를 약속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기가 끝났고 후임 김태년 대표 역시 이번 재보궐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퇴진한 상태다. 금융위 역시 이번 선임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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