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쟁, 2兆에 합의... LG는 '명분', SK는 '실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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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쟁, 2兆에 합의... LG는 '명분', SK는 '실리' 챙겼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04.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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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美 조지아 공장 건설 걸림돌 사라져
LG엔솔 "임직원 노력과 가치, 정당한 인정 받게 돼"
박철완 교수 "국내 기업 주도 파우치 진영, 다시 힘 얻어"
"두 기업 모두 승자... 부제소 합의 10년 한정은 아쉬워"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11일(한국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모든 소송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과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바이든 정부의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친환경 정책 추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별도의 추가 입장문을 통해 "장기간 지속된 분쟁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준 한미 행정부와 이해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 없는 지지를 보내준 조지아주 주민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주정부 관계자, 조지아주 상·하원,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로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미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합의는 숱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포기하지 않은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게 된데 큰 의미가 있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어 "지난 30여년 간의 투자로 쌓아온 당사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고, 이를 법적으로 확실하게 보호받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김 사장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시장경제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합의문만 보면 명분은 LG가, 실리는 SK가 얻었다"면서도 "다만, 불가역적인 분쟁의 종식이 아니라 10년이라는 기한을 정한 점은 다소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배터리 분쟁 종식으로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로 대표되는 파우치 배터리 진영이 다시 힘을 얻게 됐다"고 분석하면서 "분쟁의 종식으로 SK이노와 LG엔솔 모두 승자가 됐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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