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대한전선' 품고, 해외‧토목‧태양광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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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대한전선' 품고, 해외‧토목‧태양광 날개 달았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4.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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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세아 막판까지 경쟁 치열
해저케이블 등 토목 분야 급성장 예고
'상호출자제한 기업' 미지정 위해 호반산업 계열분리 할 듯
호반산업, 김상열 회장 차남 김민성 상무 42% 보유 중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호반그룹이 글로벌 전선기업 ‘대한전선’ 인수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호반의 강점인 토목‧엔지니어링 분야는 더욱 강화되고, 태양과 사업, 해외 매출 발생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포석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호반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호반그룹은 글로벌세아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가격과 향후 성장 방안 등 비가격적 요소에서 호반이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IMM PE가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은 40%, 가격으로는 2518억원이다. 2대 주주인 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14.03%는 이번 거래에서 제외됐다. 향후 채권단이 동반매도권을 행사하면 전체 거래 금액은 대략 4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호반그룹에서 대한전선을 인수하는 계열사는 ‘호반산업’이다. 호반그룹은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되는데, 이를 면하기 위해 계열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의 현재 자산은 현재 9조원대, 대한전선은 1조1657원을 기록 중이다.

호반산업은 김상열 회장의 차남 김민성 상무가 대주주로 있다. 호반산업 계열분리설이 나오는 이유는 호반산업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장남 김대헌 사장의 호반건설, 장녀 김윤혜 부사장의 호반프라퍼티와 비교할 때 호반산업의 지분관계는 매우 단순하다.

호반산업이 보유한 자회사는 총 8곳. 이중 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자산개발, 티에스리빙, 티에스건설, 호반써밋 등 6곳이 100% 호반산업의 자회사다. 나머지 2곳인 호반티비엠, 화랑관사비티엘도 보유지분이 각각 98.77%, 69.20%으로 지분관계가 깔끔하다.

호반산업과 연결된 그룹 지분구조도 단순하다. 김 상무는 현재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로 지분 41.99%를 갖고 있다. 그외에 보유한 지분은 호반건설 11.36%, 호반프라퍼티 4.66%이 전부다. 호반건설과 호반프라퍼티 지분을 정리하면 계열분리는 끝나는 구조다.

호반그룹이 대한전선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신성장 동력 확보’, ‘사업다각화’로 분석되고 있다. 호반은 아쉽게도 해외 매출이 없는 건설사다. 국내 상위 건설사들이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국내를 벗어나 중동, 동남아 등 해외로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운신의 폭이 좁다. 하지만 대한전선을 품게 되면 토목‧엔지니어링 강화와 해외 진출을 동시를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분야 만큼은 글로벌 기업이다. 500kV급 이상 전력케이블 시스템 설계·제조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는데, 대한전선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전선은 최근 전선사업에서 불모지를 불린 미주와 유럽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난해 상반기 9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해상풍력발전이 글로벌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해저케이블’은 전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억달러였지만 2025년에는 약 45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저케이블 기술은 대한전선, LS전선 등 국내외 일부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토목 강자인 호반이 매우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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