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상조, 장의차에 갑질 의혹... "단가 후려치고 배차 내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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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상조, 장의차에 갑질 의혹... "단가 후려치고 배차 내부거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3.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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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차 기사들, 불공정 계약·거래 관행 폭로
"수도권 장의 버스 운행 가격, 임의 지정 후 통지"
“박헌준 회장 처가, 퇴직 임원 등 좋은 배차 다 빼가”
"돈 안 되는 속칭 '똥배차'는 하청업체 떠 넘겨"
회사 측 "일방 통보 없었고 입찰로 결정" 반박
"일부 특수관계인 문제, 햡병 전 과거의 일"
사진=프리드
사진=프리드

올해 초 ‘뉴 프리드’로 새롭게 출범한 프리드라이프상조가 장의차 기사들에게 수년간 갑질 계약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의차 운행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계약을 강제하고, 친인척‧퇴직임원들에게 리무진 장의차 사업권을 몰아줘 내부거래가 심각하다는 것이 제보의 주요 내용이다. 장의차업계 관계자는 "월 180만원 겨우 버는 기사들을 쥐어짜는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프리드는 “입찰은 공개적으로 했다”, "내부거래는 개선 중"이라며 해당 제보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9만원에 할거면 계약서 사인, 안 할거면 나가라”

장의차 기사 A씨는 2018년 프리드로부터 일방적인 가격 통보를 받았다. 수도권 장의차 운행 단가를 ‘리무진 19만7500원’, ‘버스 20만7500원’으로 결정했으니 동의한다면 계약서에 사인하고, 할 수 없다면 거래 관계를 끝내자는 통지였다. 프리드의 통지는 운행 1회당 20만원 중반대에 달하던 단가를 20~30%씩 낮추겠다는 말과 같았다. 제보자는 "통지 이전 장의차 회당 운행 단가는 20만원 중반대에 형성됐다. 그것을 일방적으로 20~30%씩 깎자는 것인데 업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는 수도권 지역 장의차 기사들에게 위와 같은 통지를 보내게 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인천지역 장의차 기사들이 먼저 ‘쉴낙원 인천점에 입점시켜주면 리무진 19만7500원, 장의차 버스 20만7500원에 운행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위 내용을 토대로, 수도권 다른 지역 장의차 기사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쉴낙원’은 프리드 상조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장례식장이다. 서울점, 경기점, 인천점 등 전국에 8곳이 있다. 프리드는 이곳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장례식장으로 홍보하고 있다. 프리드측 설명은 이렇다. 인천 지역 장의차 기사들이 먼저 단가 인하를 제안했고, 동 가격을 기준으로 수도권의 다른 지역 장의차 기사들에게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프리드측은 '일방적 단기 후려치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프리드 관계자는 "단가를 일방 인하한 것이 아니라 입찰을 통해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위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인천 지역 장의차 기사들의 제안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이 제시한 수치를 수도권 전체 장의차 운행 단가의 기준으로 삼을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다른 지역 장의차 기사들은 "인천 장의차와 서울 장의차는 운행 거리가 다르다"며 "'쉴낙원 인천점' 가격을 수도권 모든 지역의 기준 단가로 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의차 기사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프리드는 '단가 일방 인하' 통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제보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입찰도 없었고, 가격 협상도 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장의차 업계 관계자는 프리드의 일방 통지를 '단가 덤핑'이라고 표현했다.

“인천 장의차 기사들의 제안 가격은 서울 장의차 기사들의 그것보다 당연히 저렴할 수밖에 없다. 물리적 거리상 운행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천 장의차의 제안 가격을 수도권 통합 가격으로 결정하는 것은 지나친 단가 덤핑이다. 프리드가 장의차 기사들의 생존권을 갖고 지나친 행위를 하고 있다.”

'입찰을 통해 단가를 결정했을 뿐, 일방적인 단가 인하는 없었다'는 프리드측 반론에 대해서도 장의차 기사들은 "차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장의차 기사들은 "프리드가 입찰 공고를 냈는지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논란이 된 프리드 쉴낙원의 모습. 사진=프리드
논란이 된 '프리드 쉴낙원'의 모습. 사진=프리드

 

“박헌준 회장 처가, 친구, 퇴직 임원 등 좋은 배차 다 빼가”

수도권 장의차 기사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프리드 측이 '배차 건수 확대'를 구두 약속하면서 일방적으로 인하된 단가를 기준으로 계약 체결을 종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제보자는 이런 내용을 증언하면서 "배차 건수를 늘려주겠다던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취재 결과 수도권 지역에서 장의차를 운행하는 복수의 기사들은 제보자의 증언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프리드측이 오너 박헌준 회장의 처가와 지인, 퇴직 임원 등과 장의차 리스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속칭 돈이 되는 배차는 이들에게 밀어주고, 운행거리나 주변 여건상 기사들이 운행을 기피하는 '똥배차'만 기존 협력사들에게 배정했다고 말했다.

장의차 기사 A는 “가격 인하 보다 똥배차가 더 억울했다.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분명히 배차를 더 주겠다고 했는데, 좋은 배차는 내부거래로 다 가져가고 유류비와 유지비가 많이 나오는 똥배차만 기존 협력사에 배정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기사는 “프리드의 2018년 단가 인하 이후 장의차 대당 매출이 40% 가량 줄었다. 180만원, 200만원 인건비가 수익의 전부다. 장의차를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프리드 "일방 단가 인하 없었다... 입찰로 결정" 반박

갑질 논란과 관련해 프리드상조 관계자는 "입찰을 했고, 내부거래는 과거에는 있었지만 이젠 없다"고 해명했다. 먼저 프리드 관계자는 장의차 협력사와 장의차 서비스 가격을 입찰을 통해 결정했다는 근거로 입찰 공고문(아래 시진)을 제시했다. 

프리드의 입찰 공고문 캡처. 자료=프리드.
프리드의 입찰 공고문 캡처. 자료=프리드.

이어 프리드는 "장의차량 서비스는 과도한 가격 산정 시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돌아간다. 적정가격 유지를 원칙으로 한다. 장의차 서비스 제공업체 선정은 2018년 8월, 공개 입찰을 통해 이루어졌다. 협력업체에 적정대금 지급을 위해, 매년 회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송요금을 인상했다. 2019년에서 2020년 6% 인상, 2020년에서 2021년 수도권 버스 기준 14% 인상했다"고 반박했다.

내부거래에 대해선 "옛 프리드라이프 임원진들이 내부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초 '좋은 상조'와 합병  후에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복수의 협력사와 거래하는 만큼, 철저하게 공정한 배정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드는 추가 해명을 통해 "특수관계인들과의 내부거래는 현재 정리 중이고, 모두 정리 할 예정이다. 구 프리드 경영진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

프리드 측의 반박에 장의차 기사들은 거듭 입찰 사실을 부인했다. 이들은 "프리드가 말하는 입찰공고문은 인천 장의차 기사들과 진행한 내용 같다"며 "인천 기사를 제외한 수도권 다른 제역 기사들에게는 위 입찰 공고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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