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점 찍은 SKT 박정호... 신사업 개척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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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점 찍은 SKT 박정호... 신사업 개척 '가속도'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03.1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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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사장, 그룹 내 반도체·ICT 전문가로 '정평'
5대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기업 '맞손'
SKT 중간지주사 전환에도 핵심적 역할 맡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T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T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신사업 개척을 통한 ‘퀀텀점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ICT 분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반도체와 ICT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박 사장은 탈(脫) 통신을 통한 ‘빅테크’ 기업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MNO(이동통신) 사업을 비롯해 ▲보안 ▲미디어 ▲커머스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5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를 위해 박정호 사장은 든든한 우군들을 확보해 견고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경영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각각의 사업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회사들과 손잡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박 사장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모빌리티다. SKT는 지난해 말 티맵 서비스 사업부를 분사해 티맵모빌리티를 출범시켰다. 대리운전과 카셰어링, 대중교통 등을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는 물론, 향후 플라잉카 등 미래차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자사 네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을 기반으로 ▲e헤일링(공유차량 호출 서비스) ▲T맵 오토 ▲Maas(구독형 운송수단 제공 서비스) ▲주차, 광고, 보험을 연계한 'T맵 라이프 플랫폼'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 디맨드'까지 총 5가지 영역에 대한 사업을 전개한다. 

이와 함께, 티맵모빌리티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 동맹을 맺었다. 우버는 각각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575억원), 4월 출범하는 SK텔레콤과의 합작법인(JV) ‘우티’에 1억달러(1150억원)등 총 1억5000만달러(약 1725억원)를 투자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플라잉카’도 SKT에게는 신사업 개척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운영을 위해선 관제시스템이 필수적인 만큼, SKT의 통신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올해 1월 SKT는 한화시스템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오버에어사와 전기 구동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를 개발 중이다. UAM 개발이 완료되면 도시권역인 30~50km를 날아서 이동할 수 있어, 교통체증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SKT는 UAM을 위한 모빌리티 플랫폼도 개발해 탑승 예약 및 육상 교통수단과의 환승 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UAM을 비롯한 버스·철도·퍼스널 모빌리티 등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I 분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각별히 강조한 분야도 AI였다. 그는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의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면서 "상황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사장이 AI개발 최적의 파트너로 선택한 회사는 카카오다. SKT와 카카오는 AI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는 한편, 텍스트와 음성으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도화된 자연어처리 기능을 갖춘 AI 모델 개발에도 협력키로 했다. 

커머스 사업에서는 글로벌 IT 공룡기업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SKT의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셀러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SKT는 중간지주사 전환이 가장 큰 관심사로 거론된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SK하이닉스 대표를 겸직한 것은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정지(整地) 작업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재계에선 SKT가 중간지주사와 통신사업 전담회사로 갈라진 후, 중간지주사가 SK㈜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경우, SK㈜는 현재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바뀌게 돼 직접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말부터 시행될 '공정거래 3법'은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을 기존 20%에서 30%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을 20.1% 가량 보유하고 있는 SKT로서는 7조원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SKT가 올해 안에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두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룹 내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은 SKT 중간지주사 전환과정에서 핵심적인 ‘키맨’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박 사장은 2011년 사업개발실장 시절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은 바 있다. 

중간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박 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SKT와 SK하이닉스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사실상 그룹 내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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