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받은 건설업계... DL, 업계 유일 영업익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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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받은 건설업계... DL, 업계 유일 영업익 1兆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2.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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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GS·HDC, 코로나·기저효과로 제자리
대우, '어닝 서프라이즈'
그래픽 디자인=김수정 디자이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주요 건설사들의 2020년 실적과 외형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 상승과 대형 수주 소식에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업계의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DL,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6개 사가 잠정 실적 공시를 마쳤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매출액 11조76520억원, 영업이익 53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액 16조9709억원, 영업이익 54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 36.1% 감소한 수치다. 4분기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줄었고,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4조3254억원과 1221억원을 기록했다.

신규수주는 연초 목표치를 넘은 27조1590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66조671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4% 늘었다. 3년 6개월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74년 만에 사명을 바꾼 DL(옛 대림산업)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다. DL은 2019년 실적 공시에서 이해욱 회장이 취임한 지 1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고, 2020년 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을 넘겼다.

분할 이전 대림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10조2650억원,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1조1781억원을 기록했다. 신규수주는 주택, 토목 부문과 대림건설의 수주 실적 호조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10조1210억원을 기록했다. DL은 이번 성적의 배경으로 '건설사업'을 꼽았다. DL은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7413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며 "추가로 대림건설 및 카리플렉스 등 연결 자회사들도 총 37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사업부(현 DL케미칼)와 지분법 적용 대상인 여천NCC는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인한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각각 15%와 32% 감소한 637억원과 3,07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스크 필터 첨가제의 주요 원재료인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폴리미래는 제품 판매가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44% 증가한 1258억원을 기록하였다.

GS건설은 매출액 10조1229억원, 영업이익 75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신사업 영역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부동산 종합서비스기업인 자이에스앤디의 영업이익은 개별 기준 전년 대비 65.98% 상승한 273억4227만원을 달성했다. 수처리업체인 GS이니마는 2조3000억원 규모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주해 영업이익을 더했다.

GS그룹 4세인 허윤홍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6110억원을 거뒀다. 신사업부는 모듈러와 배터리 재활용, 태양광 발전소, 스마트팜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8조1369억원으로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3.3% 늘어난 5583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2020년 3분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해 해외 대형 공사를 따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연결 기준 매출액 3조6702억원과 영업이익 58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줄었고 영업이익은 6.2% 상승했다. 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46.8%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가 많았던 만큼 사업의 외형이 축소됐고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급락이 업계의 위기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보수적인 경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주택사업이나 해외 플랜트 사업만으론 성장이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신사업 개척에 나서는 것은 그런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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