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깜깜이 심사' '고무줄 분양가' 손절... 고분양가 심사기준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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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깜깜이 심사' '고무줄 분양가' 손절... 고분양가 심사기준 손질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1.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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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HUG 갈등에 '기준 공개' 요구
변 장관 "적극 협조"...발표 시점 관심
"로또 분양 막기엔 역부족" 의견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심사기준 공개를 검토하는 가운데 발표 시점을 놓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과 간담회 자리에서 HUG 고분양가 심사기준 개선을 언급했고, 분양보증 제도 관련 연구용역이 완료된 만큼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토부는 이달 분양보증 관련 연구보고서를 받고 의견을 검토한 뒤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운영방식 평가 ▲주택수급과 분양보증과의 관계 ▲분양보증 발전 방향 등이 담길 전망이다.

국토부는 2020년 8월 '주택 분양보증 제도의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기간은 계약일로부터 90일이다.

분양보증은 건설사가 파산 등의 이유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수분양자가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HUG는 독점적으로 분양보증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HUG의 심사를 거쳐야 분양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

HUG는 분양단지와 비슷한 규모의 사업장을 설정하고 이 보다 높으면 분양보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을 밝히지 않고 정보 공개 청구를 거부해 ‘깜깜이’ 심사, ‘고무줄 분양가’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지로 불리는 ‘둔촌주공’이 대표적이다. HUG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하지만 둔촌 주공의 생활권 등을 고려하지 않고 비교사업장을 설정해 논란이 일었다. HUG는 조합이 제시한 3.3㎡당 3,500만 원 보다 600만 원 낮은 2,900만원을 제시해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보증을 받지 못 했고 분양가를 낮춘 뒤 다시 승인을 받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은 분양가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HUG와 조율에 실패하자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1년 6개월 만에 분양가 심사기준이 개선되는 만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합·건설사 분양가와 HUG 분양가 ▲항목별 가이드라인 및 비중 ▲협상일·협상결과 정도는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은 대략적인 심사기준만 있어 명확하지 않다”며 “서류상 드러나지 않는 항목은 깜깜이 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HUG 고분양가 심사 기준 개선을 두고 분양가 현실화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 보다 낮아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로또 분양’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초구청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를 3.3㎡당 약 5,669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HUG가 산정한 4,891만 원보다 높지만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크다. 단지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의 시세는 3.3㎡당 1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 억원 대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분양가를 억제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HUG 고분양가 심사기준 수정만으론 현실성 있는 분양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근 시세와 현저하게 동 떨어진 분양가를 개선하지 못 한다면 로또 아파트는 계속 양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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