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뷰티전망②] 젠더리스 全분야 확산... 첫 진출 '라카' 독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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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뷰티전망②] 젠더리스 全분야 확산... 첫 진출 '라카' 독보적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1.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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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남녀 구분 없는 화장품 사용 증가
젠더리스 컨셉 브랜드 급증, 새로운 시장 ‘관심’
금남의 영역 메이크업 분야에 신시장 개척
여성 화장품에 남성 모델 늘며 뉴트렌드 주도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라카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라카

“좋은 건 같이 쓰자.” 패션 업계에서 출발한 젠더리스 열풍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는 성별 구분 없이 중립적 시각에서 개인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제품을 사용하고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일본에서 먼저 유행됐고, 최근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2018년부터 남녀 구분 없이 사용 가능한 스킨케어 제품들과 향수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며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던 젠더리스 화장품은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 국내 화장품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남녀 구분 없이 사용 가능한 화장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남성들의 외모 가꾸기가 확대되면서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메이크업 제품까지 남성 전용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여성 화장품 홍보 모델로 남성들이 잇달아 나서면서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었던 화장품 시장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사진=토니모리
사진=토니모리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쓰는 화장품

90년대 말, 마땅한 화장품이 없어 엄마 화장품을 몰래 쓰던 남자 아이들은 소망화장품이 내놓은 컬러로션에 열광했다. 당시 안정환이 광고하던 화장품 브랜드 ‘꽃을 든 남자’는 남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안내했다. 이후 남성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다양한 남성 전용 제품들이 출시됐고, 관련 시장은 현재 1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그렇게 양분되었던 시장이 최근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들의 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남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젠더리스 화장품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례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 가능한 디에프에스컴퍼니의 ‘하루하루원더’ 크림 4종은 천연 세포막 구성 성분인 인지질을 저분자화시켜 빈 구 형태의 물질로 피부에 유효한 물질을 담아 피부 속으로 전달하는 리포좀 특허기술을 적용해 피부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홍보되고 있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패키지를 구현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제품은 출시 후 젠더리스 열풍이 불었던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대표 제품인 안티옥시던트 크림은 항산화에 탁월한 슈퍼푸드로 알려진 마키베리를 사용했으며 리페러티브, 아쿠아밤, 브릴리언트 제품은 항염에 뛰어난 녹차를 천연꿀로 발효시켜 그 효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헉슬리의 ‘톤업 크림 스테이 선 세이프’는 화이트 제형 속의 캡슐이 피부에 롤링 시 터지면서 베이지 컬러로 변해 자연스럽고 촉촉하게 피부 톤을 보정해주는 톤업 선 베이스 제품으로 남녀 누구나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얻은 고귀한 원료 ‘선인장 시드 오일’과 ‘선인장 추출물’ 성분을 담아 풍부한 보습과 항산화 효과를 피부에 전달하며 디펜실(DEFFENSIL)과 세피캄 성분이 자외선으로 인해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고 멜라닌 생성 억제에 도움을 줘 데일리 선케어는 물론 피부 보정을 위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도 제격이다.

 

사진=지방시뷰티
사진=지방시뷰티

 

메이크업 제품들, 금남의 벽을 허물다

젠더리스 화장품 영역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이크업 시장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외모에 신경 쓰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비비크림과 컨실러 등을 쓰는 남성들은 물론, 립과 아이라이너 등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화장품사들이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2018년 배우 이동욱을 앞세운 샤넬이 최초로 선보인 남성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BOY DE CHANEL)’과 애경산업이 론칭한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스니키(SNEAKY)’,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MZ세대 남성들을 겨냥해 선보인 ‘비레디(BeREADY)’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잇츠한불도 관련 제품을 론칭해 주목 받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남성 모델을 내세워 여성 제품들을 홍보하면서 남성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은 브랜드들도 있다. 2018년 국내에 정식 론칭 된 지방시뷰티(GIVENCY BEAUTY)는 강다니엘을 모델로 기용하며 피부 화장은 물론 선명한 발색의 립스틱까지 사용한 화보를 공개해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강다니엘이 추천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까지 구매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벽을 허문 것이다.

베네피트는 지난해 여름 하성운을 모델로 내세워 틴트 화보에 이어 브로우 메이크업 화보를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화보에서 하성운과 베네피트는 브로우 마스카라와 슈퍼 이지 브로우 펜슬 등 총 4가지 브로우 룩을 통해 남성들의 눈썹 정리 노하우를 소개하며 남성들의 눈썹 화장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인 토니모리 역시 MZ 세대를 겨냥해 김요한을 모델로 발탁, 젠더리스한 매력을 담은 메이크업룩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화보 속 김요한은 스트리트 감성을 기반으로 한 젠더리스 콘셉트의 룩을 통해 토니모리의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립밤 등 다양한 제품을 홍보했다.

또한 토니모리는 2020 S/S 서울패션위크 그라피스트만지 모델로 이름을 알린 젠더리스 모델 음혁진과 함께한 캠페인을 통해 중성적인 매력의 화장품 홍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라카
사진=라카

 

젠더리스 화장품 시장을 만들다

최근에는 아예 젠더리스를 컨셉으로 내세우며 등장한 화장품들도 나오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색조 화장품 브랜드’를 컨셉으로 내걸고 론칭 된 라카(LAKA)가 대표적이다.

라카는 모든 크리에이티브에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룩을 제안하며 젠더리스 메이크업 카테고리를 국내에서도 만들어 냈다. 성별의 경계가 없는 뉴트럴 메이크업을 표방하며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컨셉 아래 남녀 모델이 동일한 컬러의 립스틱을 바른 화보를 선보이는 등 독보적 행보를 이어가며 젠더리스 화장품이 자리 잡은 일본에까지 수출되고 있다.

이후 젠더리스를 내세운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에 수입 판매하고 있는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BYREDO)는 지난해 말 젠더리스를 내세운 메이크업 라인을 론칭해 화제가 되고 있다.

립스틱, 립밤, 마스카라, 섀도우 등 6종으로 출시된 바이레도의 메이크업 제품들은 사용법의 제약이 없이 남녀 모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킨케어 영역도 젠더리스 화장품 컨셉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 이규형을 모델로 내세우며 화제가 된 닥터디퍼런트는 '아름다움은 여자들만의 것이 아니다'를 컨셉을 내세우며 주목 받았고, 지난해 말 리듀어(Réduire)는 ‘젠더 뉴트럴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라는 컨셉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전개, 모든 제품을 성별의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킨케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아직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젠더리스 화장품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분명 제품을 찾는 이들이 있고, 화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K-뷰티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이 대세가 되고 있어 젠더리스 화장품이 자리 잡고 있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수출을 생각하면 분명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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