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권력의 요구, 거절할 수 있나"... '이재용 선처' 靑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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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의 요구, 거절할 수 있나"... '이재용 선처' 靑청원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01.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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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젊은 세대 가르치는 교육자, 삼성과 무관"
"재판서 눈물 흘리는 이 부회장 본 뒤 청원 결심"
"권력의 요청에 응했을 뿐... 수동적 면 더 크다"
"이재용, 경영일선서 최선 다하도록 선처해야"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특검으로부터 징역 9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글쓴이는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권력의 요청에 응했을 뿐으로 수동적인 면이 크다”며 “이 세상 그 어떤 기업인이더라도 그 상황에서 권력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달 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현재 1만8600명 가량이 게시물에 '동의' 표시를 했다. '사전 동의 100명' 기준을 넘어서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가 검토 중인 단계다.

청원인은 “그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자, 젊은 세대를 가르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삼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엊그제 재판에서 눈물로 애국심과 효도심에 호소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함을 느끼며 혼자 많이 울었고, 그래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수사와 재판, 그리고 옥고까지 치뤘다”며 “이 어려운 난국에 지난 몇 년 동안 수사, 재판, 감옥 등등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도 많이 시달렸고 충분한 반성과 사과도 했다”고 적었다.

그는 삼성의 긍정적인 면으로 ▲국격 상승 ▲수출 확대 ▲조세확보 기여 ▲일자리 제공 ▲코로나 극복 지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으로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청원인은 삼성에 대해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에 이바지한 공로가 매우 크다”며 “요즘 해외출장 나가 느끼는 국가적 자부심은 과거 옛날의 그것과 비교를 할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으며, 삼성의 브랜드가치가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요 수출의 역군”이라며 “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전자부문 대한민국의 No.1을 넘어 세계의 No.1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삼성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청원인은 “조세의 많은 부분도 삼성이 기여하고 있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삼성전자와 그 관련업체들이 기여하고 있기에 그 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원인은 지난해 상반기 벌어진 '감염 차단용 마스크 부족 사태'를 언급하면서, 코로나 극북에 삼성이 지대한 공헌을 했음을 강조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감염 차단 마스크 필수 소재인 '멜트 브로운'이 품귀 현상을 빚자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이를 확보, 국내 제조업체에 공급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팩토리 지원단'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제조 기업을 직접 찾아가,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설비 구축을 긴급 지원했다. 삼성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생산성은 5~10배 이상 급증했다.   

청원인은 “코로나 초기 마스크 원재료가 부족할 때에도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삼성이 많은 역할을 했으며, 마스크 제조사들이 신속히 많은 수량의 마스크를 생산 할 수 있게 생산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은) 직접 고용직원 수십만 명에 직간접 직원까지 하면 수백만 명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애국자”라며,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법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오해 일으킬 일은 하지 않겠다. 어려워도 정도를 가겠다”며 “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 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외부에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촘촘한 준법제도를 구축하고,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삼성 직원이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사람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 그게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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