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배당 줄여라" 권고에 은행권 주가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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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배당 줄여라" 권고에 은행권 주가 시들
  • 양원석 기자
  • 승인 2020.12.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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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은행지수’ 1개월 수익률 -0.8
배당시즌 불구 은행권 주가 상승폭 눈에 띄게 둔화
금융당국, ‘연말 배당 성향’ 축소 권고
사진=SBS CNBC 뉴스 화면 캡처.
사진=SBS CNBC 뉴스 화면 캡처.

배당시즌을 앞두고 대표적 고배당주인 은행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당국이 주요 금융지주사들을 상대로 배당 비율을 줄이라는 권고를 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2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 8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의 1개월 수익률은 24일 기준 –0.8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각각 7.85%, 6.34%로 고점을 찍었다.

은행권 주가의 동반 부진 현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더 도드라진다.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KRX 은행 지수’의 한 달 수익률은 4.84%로 올해보다 5배 이상 높다.

배당주는 연말에 상승 랠리를 시작해 연초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연말에는 배당 기대감에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연말이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곤 했다. 지난해 ‘KRX 은행 지수’ 포함 종목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4∼6%대로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별로는 우리금융지주 6.04%, 하나금융지주 5.69%, DGB금융지주 5.76%가 선두권을 형성했으며 기업은행 5.68%, JB금융지주 5.46%, BNK금융지주 4.70%, KB금융 4.64%, 신한지주 4.2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은행권의 ‘연말 배당 성향’은 25~27%에 달했다. 연말 배당 성향은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뜻한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연말 배당 성향을 20%대로 낮출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확산으로 은행권 연체 리스크가 상승한 만큼 배당을 줄여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당국의 권고는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의 베당 매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매수세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국의 '연말 배당 성향' 축소 권고가 은행권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저가 매수를 추천하는 반론도 있다. 배당 성향 축소는 말 그대로 권고에 불과하고, 금융당국이 기업의 배당에 직접 개입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배당 성향이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은 전년 대비 1~2%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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