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11구역' 시공사 선정 6일 앞으로... 510만원 코오롱 VS 540만원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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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11구역' 시공사 선정 6일 앞으로... 510만원 코오롱 VS 540만원 대우건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12.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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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대우건설 4509억원, 코오롱 4250억원
코오롱 '가성비' vs 대우 '브랜드' 대결 양상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지막 대어로 불리는 ‘흑석11구역’ 시공사 선정일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쟁 건설사는 대우건설(기호 1번)과 코오롱글로벌(기호 2번)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막강한 프리미엄 가성비로, 대우건설은 ‘써밋 브랜드’라는 장점을 내세워 승부를 보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과 대우건설은 이번 흑석11구역에 모두 배수의 진을 쳤다. 두 회사 모두 ‘흑석11구역’ 수주에 실패할 경우, 올해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0’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흑석동 304번지 일대 8만930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09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제 공사비는 약 4501억원, 3.3㎡ 당 공사비는 540만원 수준이다.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사진=서울시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사진=서울시

대우건설이 흑석11구역에 제시한 단지명은 ‘써밋더힐’이다. 푸르지오 보다 상위 단계의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자사 브랜드 ‘하늘채’와 ‘스카이’를 넣어 ‘흑석하늘채리버스카이’로 차별화했다.

흑석11구역 수주전은 표면적으로 보기에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1군 브랜드와 2군 브랜드 사이 대결 양상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흑석11구역은 서울시 내 재개발 사업장 가운데 최초로 신탁사(한국토지신탁)를 사업 시행 대행자로 선정했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공사비가 부족해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다. 대형 건설사들이 강점으로 내세우곤 하는 '자본 우위' 혹은 '거대 자본을 활용한 안정적 시공’이라는 구호가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다. 계급장 떼고 브랜드 경쟁력과 공사비, 입주민 처우 등 양사의 '제안'을 중심으로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공개된 양사의 '제안'만 놓고 보면 코오롱글로벌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브랜드 파워는 대우가 앞선다. 코오롱글로벌의 원안설계는 3.3㎡당 510만원(4251억원)이다. 대안설계는 3.3㎡마다 529만원(4409억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대우건설의 원안, 대안설계 공사비는 3.3㎡에 540만원(4501억원)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공사비 보다 100~250억원 높다.

공사기간은 코오롱글로벌이 유리하다. 착공일은 이주완료 4개월 이내로 대우건설보다 1개월 빨리 잡았고, 공사기간은 착공 뒤 41개월로 대우건설보다 2개월 짧다. 이주비는 대우건설과 동일하다. 대우건설이 제공한 것보다 대용량의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75인치 삼성전자 또는 LG전자 UHDTV, 로봇청소기 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마감재에선 코오롱글로벌과 대우건설이 모두 고급 마감재를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글로벌의 최대 약점은 역시 ‘브랜드’다. 대우건설이 중저가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넘어 ‘써밋’을 적용시킨 만큼 브랜드 경쟁력은 더 올라갔다. 코오롱글로벌은 별도 단지명 개발 없이 자체 브랜드 ‘하늘채’에 ‘스카이’를 추가하는 정도로 프리미엄 구색을 맞췄다.

브랜드 경쟁력만 놓고 보면 대우건설이 앞서지만 시공능력평가 순위 21위 동부건설이 12월 초 전주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대림산업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한 것처럼 쉽게 포기할 수주전이 아니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대우건설은 현재 하한가다. 김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9년 대우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6519억원, 364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8.4%, 42.1%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7.8%, 4.5% 감소했다. 건설사들의 시공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인 시공능력평가 역시 줄곧 3~4위를 지켜오다 올해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도시정비사업 성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대어로 꼽혔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에 고배를 마신 후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7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고,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민간 건설사 중 건설폐기물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으로 꼽히며 질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수년째 각종 아파트 하자 지표에서 ‘1위’를 기록했고, 김형 사장 퇴임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 가구에 달하는 분양 물량을 소화했고, 주택 부문 매출도 1조원 이상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올 3분기에는 영업이익 4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1.9%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한편, 흑석11구역의 시공사 2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은 12월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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