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찾는 지방銀... BNK·DGB '디지털·해외진출'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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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지방銀... BNK·DGB '디지털·해외진출' 성과 주목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1.2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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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진출
BNK그룹 카카오ENT와 전략적 제휴
"디자인과 서비스 선택... 지방은행 기회"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지방은행이 코로나 불경기를 각종 디지털 금융상품과 해외 진출로 돌파하고 있다. 거점 지역의 근간인 제조업의 부진과 인터넷 은행의 '도전'을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 불경기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BNK부산·DGB대구·BNK경남·JB광주·JB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이 거둔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8,3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9,904억 원보다 15.4%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8조2,585억 원에서 올해 7조5,763억 원으로 8.3% 감소하는데 그쳤다.

국정감사에서도 지방은행의 위기가 공론화된 바 있다. 지난달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은행이 살아나기 위해 차별화된 감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방은행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봤을 땐 당연히 잘돼야 한다.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지방은행은 1967년부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지역사회 '충성 고객'의 전폭적 지지와 거점 밀착경영으로 2010년대 중반까지 수익성·건전성 측면에서 시중은행을 웃도는 성과를 보여준 바 있다. 이후 제조업 위주의 지역 경제가 하향세로 돌아서고 인터넷 은행과 핀테크 업체가 약진하면서 지방은행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진출과 디지털금융으로 돌파구 찾아

대구·경북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DGB대구은행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오픈뱅킹·마이데이터 등 급변하는 핀테크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2018년 캄보디아 현지 은행을 인수했고, 지난해 미얀마 진출에 성공했다.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던 올해 8월 베트남 호찌민 지점을 설립했다. 

지난 7월 모바일앱 'IM뱅크'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엔 비대면 전용 금융상품인 'IM외화자유적금'을 출시하면서 디지털 금융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DGB대구은행은 'IM뱅크'와 'IM샵'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지난 6월 출시한 비대면 전용 '토닥토닥 서민&중금리서민대출' 상품의 누적 공급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직원 연결 없이 IM뱅크 앱을 통해 대출한도 조회와 상품선택이 가능하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DGB대구은행 계좌 없이도 한도조회가 가능하며, 은행 방문이나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대출 신청 및 약정이 가능했던 것이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비대면 전용 외화적금 상품 'IM외화자유적금'도 출시했다. 가입 가능 통화는 미국 달러(USD), 일본 엔화(JPY), 유로화(EUR)로 개인 고객에 한해 통화별 1계좌씩 최대 3계좌까지 IM뱅크 어플(모바일웹 포함)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임성훈 DGB대구은행장은 25일 "대구은행 앱 'IM뱅크'가 접근성·편의성·보안·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BNK금융그룹은 내년 설립예정인 'BNK디지털금융센터(가칭)'을 앞두고 이달 9일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및 솔루션 개발기업으로, 금융과 유통·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AI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인공지능(AI)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 비대면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모바일 영업 및 모바일 고객기반 확대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하 양행의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BNK부산은행은 올해 7월 난징에 두번째 중국지점을 열었다.  BNK부산은행은 현재 중국 칭다오·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영업점을, 미얀마 양곤·인도 뭄바이 등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경남은행은 올해 7월부터 BNK 편입이후 첫 글로벌 진출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은행 전략기획부와 BNK금융지주 '글로벌 부문'이 해외진출 업무를 주도하고 있으며 작년 말과 올해 초 중앙아시아에 현지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이 중앙아시아에 해외 지점 형태로 나가는 방안과,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안을 놓고 검토중"이라며 "구체적 시기는 코로나 추이를 지켜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과 핀테크의 도전은 지방은행의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디지털 금융에는 사실상 영업 지역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이제 고객들은 스마트폰 앱의 디자인과 서비스로 편견없이 은행을 평가한다"면서 "현실적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열세였지만 디지틀 금융 시대는 전혀 판도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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