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흥 본부장 "저성장 늪 빠진 K-뷰티, 발상의 전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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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흥 본부장 "저성장 늪 빠진 K-뷰티, 발상의 전환 절실"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0.11.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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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송화장품엑스포 e-컨퍼런스 현장 ④
권태흥 본부장·허강우 편집국장 주제 발표
"중간이 성장해야 산업 탄탄"... 중기 분발 촉구

K-뷰티 성장세가 2017년 사드(THADD) 사태 이후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와중에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며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유통환경에 국내 화장품 업계도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언텍트로 진행된 ‘2020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는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듯 뷰티산업 진단부터 기술트렌드, 유통 현황 등 시장 전반에 걸친 정보가 쏟아졌다.

22일 진행된 e-컨퍼런스 주제는 ‘K-뷰티와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 현직 언론인이 바라보는 코로나 시대 뷰티 생태계의 모습을 어떨까. 화장품 전문 매체에 몸담고 있는 전문 기자가 직접 연사로 참여해 위기 속 K-뷰티를 진단했다. 권태흥 CNC뉴스 본부장과 허강우 코스모닝 편집국장이 취재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2020년 화장품 주요 이슈와 향후 전망'을 소개한다.

2020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부대행사인 e-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권태흥 CNC 뉴스 본부장(사진 왼쪽)과 허강우 코스모닝 편집국장. 사진=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홈페이지 캡처.
2020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부대행사인 e-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권태흥 CNC 뉴스 본부장(사진 왼쪽)과 허강우 코스모닝 편집국장. 사진=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홈페이지 캡처.

권태흥 본부장은 최근 코로나 위기와 관련해 “이전에 경제위기와는 차원이 좀 다르다”며 “K-뷰티가 기존 두 자릿수 성장에서 한 자릿수 성장으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성장률은 떨어졌음에도) 기업수는 2만여개에 달할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라며 “중국에서도 중국 로컬브랜드가 추격을 하고, 중국 내 수입화장품 순위에서도 일본에 자리를 뺐긴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쪽에서도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한국 화장품의 위기 상황을 지적했다.

권태흥 본부장에 따르면 화장품은 단순한 제조품이 아닌 소비재로 문화,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개인취향에 민감한 품목이다. 따라서 트렌드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AI 등 기술의 개발이 개인적인 차별화를 강조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화장품 관련 기업의 실적에 대해서도 두 강사는 비관적으로 분석했다. 실적공시를 하는 80개 화장품 기업 중 매출성장을 이룬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9곳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허강우 편집국장은 “그 동안 K-뷰티 성과는 접어두고 판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국장은 “지난해 화장품 기업 364곳을 조사했을 당시 OEM, 원료, 부자재 쪽은 매출이 괜찮았다”며 “다만 브랜드숍, 원브랜드숍 등이 가장 안 좋았다. 이러다가 화장품 산업 전체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근 화장품 업계의 분위기와 관련해 “화장품 기업의 M&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몇 곳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공략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본부장은 “주인이 자기가 돼야 하는데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판을 이끌어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분발을 촉구했다. 권 본부장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으로 대변되는 화장품 업계 2톱이 기형적으로 산업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허리부분이 튼튼해져야 위에 있는 투톱이 더 잘 나갈 수 있고 아래 있는 기업들도 성장 모델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화장품 품목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권 본부장은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을 거론하며 “화장품이 소비재의 5대 품목에 항상 포함돼 있었지만 최근 6위로 내려 앉았다”며 “오프라인의 감소폭만큼 온라인이 커버해야 하는데 증가율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허 국장은 “실적이 안 좋으면 기업에서는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온다. LG생건은 더페이스샵 등 세 곳을 합병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중소기업도 인력 이동이 많아졌다. 이동이 심해지면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거나 마케팅을 유지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등도 촉구했다. 화장품 미래 육성방안,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등을 내놓았지만 가시적인 실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허 국장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화장품 산업은 세계에서 경쟁력이 높은 산업군”이라면서 “대외적인 경쟁력 부분은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소비자들에게 불량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들의 활동들도 우려를 표했다. 권 본부장은 “유튜버들이 화장품을 화학물질 덩어리, 화학물질로 인해서 벌어지는 피해 등 공포심을 유발하는 발언들로 산업 전반에 위해를 끼치고 있다”며 “일반인들은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다. 우리 언론인들이 이러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 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화장품 시장과 관련해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권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중국의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이 예정돼 있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할인에 대한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로 만들어진 용어가 있다. 존버, 택트. 존버는 잘 아시다시피 버티자, 존경받을 때까지 버티자의 뜻이다. 지금은 투자를 자제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시기”라며 “투자를 할 때는 브랜드 철학에 맞는 투자를 집중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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