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시작한지가 언젠데"... 뒷북 '코세페', 올해 흥행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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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시작한지가 언젠데"... 뒷북 '코세페', 올해 흥행 물음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0.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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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美 '블프'에 국내 유통업체 맞대응
타 세일과 차이 없어 소비자 외면 우려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장,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 코리아세일페스타 위원회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장,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 코리아세일페스타 위원회

올해 역대 최대규모로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내달 1일 열린다. 하지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했고, 국내 유통업체들도 대규모 세일을 이미 시작해 흥행 실패 우려가 나온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위원회는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대한민국 쇼핑주간으로 선정해 소비 불씨를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코세페 슬로건도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힘내요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이번 코세페는 21일 기준 참가 희망 기업 1328개를 돌파해 역대 최대 규모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참여기업 704개를 훌쩍 넘긴 규모다.

백화점 주요 4사(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은 온·오프라인 세일행사와 라이브 방송을 준비 중이다. 대형마트는 식품, 대형가전,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행사를 연다. 주요 편의점들도 1+1, 2+1 행사와 사은품·할인행사 증정 등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커머스도 다양한 콘셉트의 할인과 특별 판매전 등을 열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만큼 지원도 다양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개 광역시·도의 연계 행사를 개최해 코세페를 지원한다. 광주 세계김치랜선축제와 부산 국제수산엑스포, 대전 온통세일 축제, 대구 전통시장 세일행사 등 전국 시·도에서 코세페 연계 소비 진작 행사를 연다.

전국 지자체 참여 이미지. 사진= 코리아세일페스타 위원회
전국 지자체 참여 이미지. 사진= 코리아세일페스타 위원회

하지만 규모에 비해 흥행엔 물음표가 붙는다. 예년보다 이르게 열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이 대응하면서 이미 세일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유통업체들은 추수감사절이 지난 이후 금요일인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하는데 올해는 10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더불어 코로나 여파로 아마존이 매년 7월 진행하던 '프라임데이' 행사를 이달 13일 열었고,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미국 유통업체들도 지난해보다 빠르게 할인행사를 시작했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미국 직구족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행사를 기획해 대응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쇼핑 창립 41주년을 기념해 자사 유통계열사 7개가 참여하는 '롯데온세상'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도 16일부터 25일까지 '대한민국 광클절'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31일을 한국판 '광군제', '블프'를 표방하는 '대한민국 쓱데이'로 정하고, SSG닷컴을 중심으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유통계열사 17개 관계사가 총출동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쿠팡도 '미리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해 삼성, LG, 다이슨, SK매직 등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대 53% 할인해 판매하고, 이베이코리아는 내달 1일부터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한다. 11번가 역시 자체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십일절 페스티벌'을 11월 1∼11일 연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코세페는 매년 행사 개최 때마다 실속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는 정부주도 한계라는 비판을 의식해 민간 위원회를 구성해 민간 주도 행사로 성격을 달리했지만 비난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특히 주요 유통기업들의 대규모 할인행사가 이미 진행된 후에 열려 소비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체별 대규모 행사로 대규모 소비가 이뤄진뒤라 코세페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또 열긴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코세페는 역대급 규모로 열리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년 지적돼온 저조한 할인율이 올해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매입 중심인 미국 유통시장과 달리 국내는 대부분 유통업체 간 수수료 장사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미국처럼 '떨이' 제품을 90%까지 할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는 대부분 10~30% 수준으로 타 세일과 체감도가 떨어져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미국 블프와 달리 국내는 유통사가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일반 세일과 다를게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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