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문건, 속속 사실로... 진영 장관도 5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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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문건, 속속 사실로... 진영 장관도 5억 투자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10.2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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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하자 치유 문건' 두 번째 사실 확인
유상범, 與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 공개
명단 오른 여당 의원은 "동명이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시장경제신문DB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시장경제신문DB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허위(虛僞)라고 선을 그었던 옵티머스 문건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여당 인사들의 이름이 포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까지 공개되면서 사상 초유의 권력형 게이트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정·관계 로비설에 불을 지핀 옵티머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이 신빙성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문건에 나오는 A 뉴스테이 사업이 옵티머스 측과 연결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벌써 두 번째 사실 확인이다. 옵티머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포함된 남동발전 사업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됐다는 근거가 나온지 닷새 만이다. 해당 문건을 두고 추미애 장관과 여당 측은 금융감독원 조사에 대비하기 위한 가짜라고 주장해왔다.

먼저 김은혜 의원은 관련 문건에 'A 뉴스테이사업 : 인수완료, 00이 시공을 진행하는 건으로 현재 평가차익 500억원 이상 발생 (2020.10 재매각 예정)'이라고 기재된 것을 짚었다.

김은혜 의원은 "A 뉴스테이 사업 출자금은 총 655억2,000만원으로 국민주택기금 출자를 제외하고 시공사인 H사와 J사는 122억원을, T사는 138억8,000만원을, K신탁사는 2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확약했고 이후 T사는 50억원을 실제 출자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중 T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본 결과 2018년 2월 옵티머스 관계사인 스킨앤스킨의 고문으로 이혁진 전 대표 시절부터 옵티머스 펀드에 깊숙히 관여했던 유모씨가 등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씨는 150억원 횡령 등의 혐의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함께 구속기소된 상태다.

또한 문건에는 용인 역삼지역 개발 투자 내용이 담겼다. 김은혜 의원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유씨에 대한 공소장을 언급하며 "용인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토목공사 수주 위한 이행보증금을 가장한 횡령이 적시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은혜 의원은 "검찰의 공소장으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의 신빙성이 확인됐고 추미애 법무장관이 허위로 의심된다고 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있는 사업들이 실제로 추진됐던 정황들이 확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해당 문건을 허위로 보기는 어려운 만큼 결국 종합적인 수사로 사건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특검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여권 관계자들과 같은 이름이 적힌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은 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명단을 거론하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동명이인(同名異人)일 가능성이 있는데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성윤 지검장은 "문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답했다. 그러자 유상범 의원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진영 장관은 해당 투자자 명단이 논란이 되자 가족과 함께 5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진영 장관이 투자한 상품의 만기는 지난 8월로 옵티머스 펀드가 6월부터 환매가 중단된 만큼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영 장관과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증권사 담당 직원의 권유로 8개월 단기 상품에 가입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명단에 포함된 다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국내 대표 보안기술 업체인 안랩도 옵티머스 펀드에 총 70억원을 투자해 아직 10억원을 환급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랩의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즉각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펀드 사기 사건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거짓말을 하고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권에 맹종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에서는 공정 수사는 난망하고 권력 핵심부를 포함한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이어 "국민들이 가장 의아해하는 대목은 옵티머스 사태의 몸통인 이혁진 대표가 어떻게 도주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자리에 나타났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여야 정치인이 관련됐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며, 국민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사기꾼과 정권의 기생충이 있다면 한 명도 용서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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