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3년, 되는 일 없는 김형號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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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후 3년, 되는 일 없는 김형號 대우건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10.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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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법 위반' 가장 많은 건설사... 김 사장, 국감 증인 출석
산재 사망자수 1위 오명... 하자 민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실적은 뒷걸음질... 매출, 영업익 모두 내리막
올해 도시정비사업, 컨소시엄 제외 단독 수주 없어

김형 사장이 대우건설에 부임한 지 3년차이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각종 부문에서 추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올해 '최다 하자‧사망자‧폐기물 위반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하자 많은 건설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은 컨소를 제외하면 수주하지 못했고,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구조는 김형 사장 부임 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해외 공사 수주를 늘리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직원이 뇌물 혐의로 기소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형 사장은 2018년 6월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건설사에서 업력을 쌓은 전문 경영인이다. 하지만 그가 대우건설 부임 후 받은 성적표는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최다 하자 ▲최다 산재 사망자 ▲최다 불법폐기물 위반 ▲최다 직원 감원 등이 김 사장이 받은 성적표다. 특히, 김 사장은 올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국감 증인으로 불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건설폐기물법 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대우건설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환경부 제출 '불법폐기물 위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를 보면, 대우건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모두 56건의 건설폐기물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1억553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같은 기간 전체 민간건설사의 건설폐기물 위반 건(246건) 대비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대우건설이 건설폐기물법을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의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경기 과천 주공1단지 사업장에서 총 5회의 건설폐기물법을 위반해 1차 300만원, 2차 500만원, 3차 700만원, 4차 700만원, 5차 70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적발돼도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 건설폐기물 불법 야적 및 매립행위를 일삼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행태이다.  

윤 의원은 “위반 행위에 대해 대부분 과태료 이하의 솜방망이 처분을 하고 있다”며 “유명무실한 과태료 기준이 상습위반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 사장은 “일부 현장 직원들과 하청업체가 경미한 위반사항(불법폐기물)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잘못된 관행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온 대우건설 김형 사장은 최다 불법 폐기물 위반 이유에 대해  하청업체 탓,  경미한 행위라고 답하며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대우건설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대우건설 김형 사장. 사진=국회.

대우건설은 산재 사망자수에서도 1위에 올랐다. 

윤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2011년~2020년 6월말) 30대 건설사 사고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30대 건설사의 산재 사고 사망자수는 총 485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우건설이 51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노조 연합에서는 대우건설을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자 민원도 대우건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연도별 하자심사분쟁조정 대상 상위 20개 업체 내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대우건설이 지은 아파트에서 제기된 하자 민원은 56건이었다. 대우건설을 상대로 접수된 아파트 하자 민원은 지난해 113건, 2018년 93건, 2017년 63건, 2016년 1412건이었다. 

실적 역시 김형 사장 부임 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9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다.

2분기 매출은 1조9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각각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3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1% 감소했고, 매출은 8조6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줄었다. 순이익은 2012억원으로 32.3% 급감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는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대우건설 매출 현황.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매출 현황.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조원 상당을 수주하면서 반등을 노렸지만 올해는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4500억원 규모의 서울 흑석11구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까지 적용해 수주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흑석11구역 재개발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를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09가구가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형 사장에게 부여된 첫 번째 과제는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력적인 매물로 만드는 일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부임 후 3년간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는 안팎으로 하향세다.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산업은행의 매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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