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맥주 지형도' 들썩... 클라우드, 테라 턱 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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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맥주 지형도' 들썩... 클라우드, 테라 턱 밑 추격
  • 정연수 기자
  • 승인 2020.09.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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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맥주②] 2019년 인스타그램 분석
최근 2년 ‘맥주’ 관심도 지속 하락, 시장판도 변화
2019년 경기불황, 2020년 코로나에 장기침체 수렁
카스 언급량 1위 꾸준히 유지... 테라 2위 고착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호가든 청포도' 큰 호응
日 불매운동 여파, 아사히 직격탄... 언급량 2.1%

2019년 맥주 시장에 첫 모습을 드러낸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며 성공적인 안착을 이뤄냈다. 반면 일본불매운동 여파로 아사히는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한 부침을 겪었다. 시장경제신문이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56개월간 인스타그램을 분석해 맥주 소비트렌드를 확인한 결과다. 

인스타그램은 SNS 채널 중 사진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 주로 상품에 대한 후기성 게시글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인스타그래머들은 신제품 출시 등에 빠르게 반응한다. 맥주를 비롯한 음식류들과 관련된 게시물은 ‘먹스타그램’·‘맛스타그램’ 심지어 ‘술스타그램’·‘맥주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며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이러한 특징은 소비트렌드나 브랜드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최근 2년 ‘맥주’에 대한 관심 지속적 하락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56개월간 인스타그램에서 맥주가 언급된 게시물은 1586만8025건이 수집됐다. 각 게시물 발생량을 월간 단위 시계열로 펼쳐본 결과 최근 5년간 맥주 소비트렌드가 나타났다. ‘맥주’가 언급된 게시물(언급량)은 주로 본격적인 여름철인 6월부터 8월에 발생량이 급증하는 패턴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여름철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류로 맥주를 선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6~8월 맥주 관련 게시물 발생량을 비교한 결과 2018년 이후부터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최근 5년 언급량 곡선은 2017년과 2018년 여름에 각각 141만건, 131만건씩 발생하며 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 여름에는 언급량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88만건에 불과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까지 덮치며 전년대비 40.8%p 하락한 52만건 올라오는데 그쳤다. 가장 고점인 2017년 여름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차트=키워드 '맥주'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차트=키워드 '맥주'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하이트 스프링에디션, ‘하이트데이’ 밈으로 언급량 급증

맥주시장의 지각변동이 크게 일었던 2019년을 포함해 2020년 8월까지 각 브랜드별로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하이트진로 ‘테라’의 안정적인 안착과 일본맥주 ‘아사히’의 몰락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테라의 언급량 곡선은 2019년 3월 출시와 함께 급증하기 시작해 2019년 5월에는 월간 언급량 3752건으로 ‘카스’의 3372건을 넘어서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카스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으나 2020년 들어 카스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2위에 고착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의 언급량 추이는 일본불매운동이 일며 ‘L’자형을 곡선을 그렸다. 아사히는 일본불매운동 이전에는 월평균 언급량 3080건으로 조사대상 브랜드 중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불매운동으로 인해 언급량은 급격히 추락해 2020년에는 월평균 160건까지 감소했다. 아사히의 언급량이 가장 낮았던 올해 5월 언급량은 126건으로 가장 고점이었던 지난해 3월의 3370건과 비교하면 3.7%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트=맥주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차트=맥주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하이트 언급량 곡선은 2019년 3월에 치솟으며 조사기간 맥주 브랜드 중 가장 고점을 기록했다. 이 당시 ‘하이트’가 언급된 게시물은 4233건이 발생했는데, 누리꾼들이 엑스트라콜드 ‘스프링에디션’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스프링에디션은 봄 시즌 한정판으로 벚꽃의 분홍색을 라벨 디자인에 적용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는 3월 ‘화이트데이’와 맞물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누리꾼들은 ‘스프링에디션’ 관련 게시물에 언어유희로 ‘하이트데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는데 이것이 밈 유행처럼 확산되며 ‘하이트’의 언급량 상승을 견인했다. 스프링에디션 출시는 2019년에만 일회성으로 실시했는데 SNS에서의 누리꾼들의 반향을 본다면 일회성 이벤트로 넘기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외식·외출 감소, 후발 브랜드에게 기회 될 수도

올해 인스타그램에서 맥주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클라우드와 호가든이 침체된 분위기에 반전을 꾀하기도 했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6월 생드래프트가 출시되며 언급량 곡선이 반등했다. 클라우드 언급량 곡선은 5월 이전까지는 타 브랜드에 비해 하위권에 머물다 6월 들어 급증하며 2위 테라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이 시기 클라우드의 언급량은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1197건을 기록했다. 생드래프트 출시가 ‘클라우드’ 언급량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이후 곡선은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생드래프트 출시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증가한 볼륨을 유지하고 있다.

클라우드 생드래프트만의 언급량만 떼어놓고 보면 출시 당시인 6월에는 223건에서 7월에는 417건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8월에는 언급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출시 당시보다 높은 언급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7월 급증이 단순히 출시에 따른 이벤트 효과가 아님을 보여준다.

호가든도 7월에 일시적으로 언급량이 치솟으며 카스 곡선 턱밑까지 추격했다. 6월에 출시한 호가든 청포도가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호가든 청포도 역시 출시한 6월에는 언급량이 303건, 7월에는 387건으로 증가하며 호가든 전체 언급량을 끌어올렸다.

 

차트=클라우드생드래프트-호가든청포도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차트=클라우드생드래프트-호가든청포도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클라우드나 호가든의 경우처럼 코로나 시대가 후발주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축된 맥주 시장에서 브랜드별 선호도 차별성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각 브랜드별 언급량 편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회식과 외식이 줄어든 반면 혼술 트렌드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반음식점은 상대적으로 맥주 브랜드에 대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나, 코로나 시대 맥주의 주된 소비처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으로 옮겨지며 소비자의 선택지도 넓어진다.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각 브랜드별 언급량 점유율을 보면 카스가 가장 많았지만 20.6%에 불과했고, 테라는 14.6%, 호가든 11.3%, 크로넨버그1664 11.0%, 칭타오 10.2%, 클라우드 8.44%, 하이네켄 8.37%로 나타났다. 테라와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하이트는 6.3%, 불매운동의 타격을 입은 아사히는 2.1%로 집계됐다.

언급량이 가장 많은 카스와 가장 적은 아사히를 제외하면 브랜드별로 점유율은 평균 10.0%로 편차는 약 ±4.0% 내외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 시대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일 수 있는 것이다.

 

차트=맥주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언급량 점유율 추이
차트=맥주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언급량 점유율 추이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 조사 기간 : 2016.1.1 ~ 2020.8.31
※ 수집 버즈 : 15,868,025건 (인스타그램)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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