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하나은행·교보생명 종합검사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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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하나은행·교보생명 종합검사 또 연기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9.0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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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곳 종합검사 물건너갈 판
비대면 검사 검토 중이지만 한계 명확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선 종합검사 어려울 것"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코로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를 또 다시 연기하기로 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종합검사를 미뤄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진 이후 이달 말로 잠정 검토됐던 종합검사 일정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셈이다.

당초 금감원은 올해 하나은행과 교보생명 등 17개 금융사를 타깃으로 종합검사를 계획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지주 3곳, 은행 3곳, 증권 3곳, 생명보험 3곳, 손해보험 3곳, 여신전문사 1곳, 자산운용사 1곳이 대상이다. 하지만 중국발(發)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상반기부터 한 곳도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초 교보생명에 종합검사를 위한 사전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교보생명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뒤 9월 중 현장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종합검사는 통상 사전 검사 2주, 본 검사 4주 일정으로 진행된다.

금감원은 교보생명 종합검사에서 지배구조와 재무건전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사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 간 소송이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 점검할 방침이었다. 신창재 회장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FI는 풋옵션 행사와 관련한 중재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은행권 첫 종합검사 대상을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으로 결정하고 제반사항 조율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최근 불거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 문제와 관련해 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 의혹, 부실한 내부통제 여부 등을 살펴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나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와 손실이 예상되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를 팔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이 수탁사 업무를 제대로 했는지 들여다볼지도 관건이었다. 옵티머스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에 부실채권 매입을 지시하면서도 예탁결제원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이름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해 펀드 명세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부의 위기 불감증으로 코로나가 들썩이면서 금감원의 종합검사 계획은 완전히 틀어지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합검사를 진행하려면 금융사 곳곳에 대규모 인원을 보내야 하는데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종합검사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면서 올해 아예 종합검사를 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윤석헌 원장은 현장검사에서 비대면 기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비대면 검사로는 금융사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없는 등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감원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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