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 돌입... 소상공인부터 '연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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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단계 돌입... 소상공인부터 '연쇄 타격'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8.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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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금지 위반하면 벌금 300만원 이하
호프집·치킨집은 밤 9시-5시 배달만 허용
'스벅' 등 프랜차이즈형은 포장·배달만 가능
전문가들 "2주이상 3단계 지속시 경제성장 0.2%p 감소"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적용기간은 9월 6일 밤 12시까지다.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제한되고 주점도 저녁 9시 이후 배달만이 허용된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당국은 사회·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3단계 이전 예비단계로 고위험 장소에 한해 강화된 방역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2.5단계는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해 시민들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고,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 이후 야간 영업이 제한된다.

구체적으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 음식과 음료를 섭취할 수 없다. 반면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수도권 식당·호프집·치킨집·분식점·패스트푸드점·빵집 등은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오후 9시부터 익일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자료=재난대책본부, 표=시장경제신문
자료=재난대책본부, 표=시장경제신문

이와 함께 헬스장·골프연습장·당구장·배드민턴장·볼링장·수영장·무도장·스쿼시장·에어로빅장·탁구장·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은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이 밖에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를 보호하기 위해 요양병원·요양시설의 면회는 금지되며 주·야간 보호센터와 무더위쉼터 등 고령층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휴원이 권고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운영을 하더라도 침방울(비말)이 많이 발생하는 노래 부르기 등의 활동은 금지된다.

아동과 청소년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강화 조치는 하루 뒤인 31일 0시부터 시행된다. 인원과 관계없이 수도권 학원에서는 비대면 수업만 허용되며,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사실상 운영이 금지된다. 단, 9인 이하 교습소는 이번 방역 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해당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입원·치료비와 방역비를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미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2.5단계 조치가 적용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자영업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고용 감소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어들고 신규 일자리는 물론 상용직도 안전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취업자 수는 올해 3월(-27만8천명), 4월(-33만4천명), 5월(-37만1천명) 등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2.5단계에 그치지 않고 3단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지금보다 더 큰 타격과 함께 경제 전반에 '패닉'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불가능해진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제한적인 영업도 할 수 없고 카페는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모든 공공시설이 운영을 멈추고 민간 기업도 필수적인 경영활동만이 허용된다.

KB증권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주간 수도권에서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성장률은 0.8%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주간 일평균 확진자수가 100~200명 이상, 또는 1주 2회이상 2배로 증가 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이는 사실상 3단계 격상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는 100명을 12일간 상회하고 있으며, 25일까지 일 평균 확진자수는 280명을 기록했다. 게다가 감염 경로 불명 사례 비율이 20% 이상까지 확대되었다. 

사진=KB증권 분석자료
사진=KB증권 분석자료

KB증권 분석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 시 소비 위축과 생산감소, 그리고 고용 악화 등으로 추가적인 경제적 위축이 예상된다. 2주간 수도권에서만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최소 0.2%p 내외로 위축될 것이라 예상했다.

수도권은 전체 경제규모의 52% 이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기간이 1개월로 확대된다면 연간 0.4%p 내외로 영향이 확대, 전국 시행 시 위축 효과는 2배 이상이다. 

30일 금융권 관계자는 "거리두기 3단계라 해도 시민이동을 제한하는 락다운 수준이 아니다. 한국 경제가 3월 부터 코로나 '맷집'을 길러왔기 때문에 큰 위기로 비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3단계 시행 기간이 길어지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학계 관계자는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 우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도산으로 은행권의 여신건전성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초기에 수습하지 못해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할 경우 금융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잠재울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에 서 있다"며 "이번에 수도권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우리 손에 남는 것은 3단계 격상이라는 극약처방밖에 없다"며 국민적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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