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차 수백대 '유령버스' 될 판... 서울시, 탄천차고지 대안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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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차 수백대 '유령버스' 될 판... 서울시, 탄천차고지 대안 내놔라"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8.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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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서울특수여객 정관욱 이사장 인터뷰
"GBC개발 추진 서울시, 특수여객 차량 퇴거 통보"
"규제로 차고지 다 막아놓고 통보만 하면 끝?"
"행정구역 제한 규제로 서울 밖 이전 사실상 불가"
"타 버스처럼 차고지 둘 수 있게 예외범위 확대해야"
서울특수여객조합 정관욱 이사장. 사진=시장경제DB
서울특수여객조합 정관욱 이사장. 사진=시장경제DB

“서울특수여객업계가 버스 차고지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탄천주차장이 개발됨에 따라 수백대의 버스가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게 됐다. 그런데 정부와 서울시가 규제를 추가 적용해 다른 보금자리(차고지)를 구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특수여객(장의차)을 포함해 수백대의 차량이 차고지를 구하지 못해 유령버스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19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만난 서울특수여객조합 정관욱 이사장은 서울시의 탄천주차장 차고지 개발 정책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서울시는 탄천주차장을 포함해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까지 75만㎡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탄천주차장은 수십년전부터 1000여대에 달하는 전세버스, 장의차, 기타 건설기계 차량들의 ‘차고지’로 사용 중이다.

정 이사장은 탄천주차장 차고지 이전 문제를,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탄천주차장을 개발해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은 서울 시민으로서 나도 동의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객운수법만 지키면 됐던 차고지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했다. 건축법,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까지 추가 적용해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 차고지를 두지 못하도록 막아놨다. 서울 밖으로 나가려고 해도 이마저 여의치 않다. 여객운수법이 주사무소와 영업소를 관할 행정구역(서울) 안에 설치하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국교통부가 풀어줘야 한다. 결과적으로 업계는 지금 갈림길에 서있다. 하나는 사업을 접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 도로에나 불법으로 밤샘주차를 하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차고지 문제의 해법으로 두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먼저 개발제한구역 안에 차고지를 둘 수 있는 예외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세버스와 화물차는 개발제한구역에 차고지를 둘 수 있다. 여기에 장의차 등 ‘특수여객’도 포함시키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 이사장은 “여객운수업종 가운데 가장 민원발생이 잦은 특수여객이 예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특수여객만 제외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서울 인접 지역에 차고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차고지 설치 규제 완화'가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도심 개발과 주민 민원 등으로 영업용 차량, 특히 버스의 차고지는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시대 변화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제도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의차는 여객법상 주사무소와 영업소를 관할지역 안에 설치해야 한다. 서울 소속 장의차는 차고지가 서울에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서울과 맞닿은 인접 시군에 차고지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 민원과 특수여객 차고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정 이사장은 사설구급차 문제도 임기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장의차와 사설구급차의 업권 갈등은 수십년간 이어져 온 논란이다. 시신을 누가 운송해야 하는가를 놓고 수십년 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시신은 ‘특수여객’만 운송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설구급차도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또는 병원 장례식장으로 운송할 수 있다"며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 

정 이사장은 "코로나19를 통해 시신은 사설구급차가 운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감소 및 장례에 대한 국민들의 기본 인식변화를 언급하면서, 장의차업계의 자율적 변화를 당부했다.

“인구가 줄고, 장례문화가 더 간소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48인승 장의버스가 많있지만 지금은 중형 장의차나 캐딜락을 통한 고인 운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간소화 될 것이다. 더 고급화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살아남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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