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포 바닷바람에 키 큰 문어가 '꾸덕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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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포 바닷바람에 키 큰 문어가 '꾸덕꾸덕'
  • 송원근 기자
  • 승인 2019.05.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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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놀자]경주 성동시장
▲경주 성동시장 입구. 약 300여개의 점포가 품목에 따라 자리하고 있다.

경북 경주시 성동동에 위치한 '성동시장'은 경주역과 인접해있어 1970년대부터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은 비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약 300여 개의 점포가 다양한 품목에 따라 자리하고 있다. 

▲두꺼비김밥의 우엉김밥, 큰 다시마가 들어간 어묵, 싱싱한 채소로 만든 잡채.

 “먹자골목엔 김밥집이 많니더~” 

'두꺼비김밥' 정정숙 사장이 우엉김밥을 소개하면서 하는 말이다. 정 사장의 말처럼 성동시장 먹자골목엔 우엉을 넣어 만든 우엉김밥집이 20군데가 넘는다. 우엉김밥이 인기를 끌자 경주에서는 우엉김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우엉김밥은 여느 김밥과 같은 재료에 우엉을 간장과 물엿에 조려낸 우엉조림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오이, 단무지, 어묵, 맛살, 햄과 계란에 우엉조림이 들어간다. 우엉조림은 삶은 우엉에 간장과 물엿을 넣고 약 2시간 정도 졸여 참기름으로 마무리하면 완성된다. 단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단무지 대신 우엉과 같이 먹어도 맛있다. 

우엉을 왜 김밥에 넣었냐는 물음에는 “우엉을 넣으면 밥이 천천히 쉰다”는 설과 “김밥에 들어가는 햄을 대신해 몸에 좋은 우엉을 넣었다”는 설이 있다. 우엉김밥 2줄 3,000원.

▲분식류를 찾아 볼 수 없는 원진순대. 메뉴는 찹쌀순대와 매운순대 딱 두가지다.

찜 솥 한 개에 메뉴는 딱 2가지.

‘원진순대’ 메뉴는 ‘찹쌀순대’와 청량고추가 들어간 ‘매운순대’ 두 가지다. 

순대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묵이나 떡볶이 같은 분식류는 이 집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최남숙 사장이 직접 만들어 삶은 순대를 찜 솥에 20분 정도 비닐을 덮고 데우면 수증기가 모락모락 나면서 맛깔스러운 순대가 완성된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1인분에서 2인분씩 포장하거나 가게에 앉아 먹고 간다. 비가 오는 날엔 장사가 더 잘 된다는 최 사장은 밀려드는 주문에 순대를 썰어 손님에게 건네기 바쁘다. 손님들은 간, 허파, 순대, 오돌뼈 등 기호에 맞게 원하는 부위를 골라 주문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먹기 알맞은 온도의 순대는 최 사장의 칼질에 먹기 좋게 썰린다. 순대 1인분은 접시에 가득 담겨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찹쌀순대는 담백하고 쫄깃함이, 매운순대는 청량고추가 적당히 들어가 칼칼한 매운맛이 좋다. 양념장은 소금과 된장 2가지가 준비돼 있다. 찹쌀순대 4,000원, 매운순대 5,000원.

▲경주인근 양포에서 잡은 문어. 경주에서는 장례식이나 제사상에 빠져서 안되는 음식이다.

▲양포 바닷바람에 키 큰 문어가 꾸덕꾸덕.

경주 인근의 양포에서 잡은 문어를 삶아 파는 곳은 ‘양포문어’. 

경주지역은 장례식이나 제사상엔 문어가 빠지면 안 된다고 최성익 사장은 말한다. 살아있는 문어를 먹물을 빼고 끊는 물에 20분 정도 삶아 머리와 다리로 나눠 잘라 걸어두고 말린다. 문어를 삶은 물은 체기(滯氣)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 문어는 8개의 다리가 몸의 90% 차지하고, 머리와 내장이 10%를 차지한다. 머리는 식감이 부드럽고 다리는 쫄깃하다. 초장이나 기름장에 먹는데 그냥 먹어도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문어 향을 더 느낄 수 있다. 문어 내장은 술안주로 즐겨 찾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큰 문어와 작은 문어는 맛과 쓰임새가 다르다. 성인 팔 길이 크기의 작은 문어는 제수용으로 많이 나가고 수분이 금방 없어져 금방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성인 키 반 정도 되는 큰 문어는 작은 문어보다 맛이 좋다.

삶은문어 1kg 35,000원(시가時價), 문어 도시락 10,000원.  

▲두꺼비김밥 정정숙 사장, 원진순대 최남숙 사장, 가향제과제빵 노영득 사장, 양포문어 최성익 사장(왼쪽부터).

빵을 가득 실은 리어카에 시장 골목을 돌며 빵을 파는 '가향제과제빵' 노영득 사장. 노 사장은 하얀 제빵 옷과 모자를 쓰고 경주 성동시장과 포항 죽도시장 골목을 누비며 빵을 판다. 싱싱하고 가격이 저렴한 봉지 빵은 새벽시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다. 금요일과 일요일은 경주 성동시장에서 목요일과 토요일은 죽도시장에서 노 사장을 만날 수 있다. 3봉지 2,000원, 5봉지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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