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5조6천억... 우리銀, 사모펀드 가장 많이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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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25조6천억... 우리銀, 사모펀드 가장 많이 팔았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8.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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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5년간 은행권 취급현황 집계
총 수수료수익 1위는 국민銀... 6조163억원
2019년 판매금액 대비 수수료율은 광주銀 1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최근 5년 간 은행별 사모펀드 취급현황을 국회에 보고했다. 지난해 기준 상위 4개 은행이 전체 판매금액의 90%를 차지했다.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량은 2018년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은행권은 사고발생시 높은 배상액과 낮은 수수료율로 점차 사모펀드 취급 규모를 줄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은행별 사모펀드 판매금액·수수료 현황을 국회에 보고했다. 본지 취재진이 해당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누적 판매금액 1위는 우리은행, 수수료는 하나은행이 가장 많이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급보증료와 수입수수료를 합산한 총 수수료수익 규모는 국민은행이 6조16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신한은행 5조81억원, 우리은행 4조9,393억원, 농협은행 4조7,606억원 순이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각각 3,268억원, 1,521억원으로 하위권에 위치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누적 사모펀드 판매액은 우리은행이 25조5,9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은 우리은행의 절반 수준인 13조5,280억원, 신한은행 12조2,903억원, 국민은행 11조1,069억원 순이었다. 하위권은 SC은행 935억원, 제주은행 310억원, 씨티은행 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은행권 전체 사모펀드 판매금액은 2015년 7조5,664억원, 2016년 9조7,350억원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7년 19조4,230억원으로 9조6,880억원이 급증했다. 이후 2018년 23조29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9년 21조1,43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2020년 1분기엔 2조1,983억원을 기록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2019년 기준 은행별 사모펀드 판매금액 비중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31%, 25%, 18%, 15%였다. 4개 은행이 총 8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사모펀드는 한때 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이 단기간에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려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DLF·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겪으며 크게 위축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사모펀드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22조8,1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조4,133억원으로 1년 만에 28%가 감소했다.

2015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누적 수수료는 하나은행이 96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우리은행(682억원), 3위는 신한은행(646억원), 4위는 농협은행(643억원), 5위는 국민은행(396억원)이었다. 수협과 산업은행은 각각 26억원을 기록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2019년 기준 광주은행은 410억원의 사모펀드를 판매해 4억원의 수수료를 기록했다. 금액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판매금액 대비 수수료율은 0.98%로 총 13개 시중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은행 0.82%, 기업은행 0.8%, 하나은행 0.77%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10일 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수수료 수익도 점점 나빠지고 사고라도 날 경우 배상액이 훨씬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사모펀드 판매는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뜸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7월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에 '투자금 전액 반환'을 권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DLF 관련 배상액은 손실액의 최대 80%에 달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당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를 가정하면 배상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사모펀드 사고에 대비해 은행권이 쌓은 충당금은 이미 판매 수수료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사모펀드 관련 비용·충당금으로 잡아둔 금액은 5,000억원을 웃돈다. 올 상반기 충당금 규모는 신한금융이 2,016억원, 우리금융 1,600억원, 하나금융 1,185억원, KB금융은 290억원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이를 취급하는 것을 죄악시하는 분위기다. 사고발생시 책임을 판매사에게 돌리는 점도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은 사모펀드 판매중단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 6월 29일 DLF관련 징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됐지만 판매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판매재개가 가능한 9월 이후에도 판매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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