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 레버리지 비율 상승에 "총력 관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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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 레버리지 비율 상승에 "총력 관리할 것"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8.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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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해마다 상승... 규제비율 10배에 육박
금융위 "자본적정성 관리 위해 비율 조정해야"
KB금융 "필요 시 지주서 증자, 큰 문제 없다"
사진=KB캐피탈 홈페이지 화면
사진=KB캐피탈 홈페이지 화면

KB캐피탈의 레버리지 비율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레버리지 비율이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의미한다. 기업이 타(他)자본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를 통해 기업의 부채의존도를 측정할 수 있다.

지난달 발표한 KB금융그룹 상반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KB캐피탈 총자산은 12조1404억원, 자기자본은 1조2740억원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비율은 9.53배다. 지난해 상반기(9.10배) 대비 0.43배 급등했다. 자본적정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KB캐피탈은 중고차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중고차 대출 위주로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2016월 6월 KB캐피탈이 론칭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는 지난달 중고차 매물 등록 대수 14만대를 돌파했다. 업계 최다 수준의 매물을 확보한 것이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중고차 영업을 시도한 결과였다. 

KB캐피탈은 필요 시 지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영업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KB캐피탈은 KB금융지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KB금융지주는 KB캐피탈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추진방향' 발표에서 레버리지 비율 규제 재정비 등을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사 리스크 관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캐피탈 업계를 대상으로 자산 규모에 걸맞은 적정 자본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캐피탈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성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자본건전성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도한 시장성 차입 의존도를 해소하고 지나친 외형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KB캐피탈의 레버리지 비율이다. 현재 캐피탈사 레버리지 비율은 10배로 제한된다. 10배를 초과하면 할부금융 등 영업자산을 확대할 수 없다.

KB캐피탈은 매년 레버리지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 9.3배, 2018년 9.5배, 2019년 9.68배 등 당국의 규제비율 10배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 제도정비 대상에 레버리지 비율 하향 조정이 포함되면서 KB캐피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캐피탈사들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7.2배에 불과하다"며 "KB캐피탈의 레버리지 비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B금융지주는 자산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100% 보유하고 있어 필요 시 증자를 통해 KB캐피탈 자산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레버리지 비율이 다소 높게 유지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KB캐피탈이 주력하고 있는 중고차 시장 내 경쟁은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6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연간 4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앞서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고차 매매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입이 제한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중고차 진출을 막으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본다"며 "소비자들은 중고차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중고차 시장의 허위·불량 매물에 이른바 '호갱'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뜨거워지고 있는 중고차 시장 경쟁에서 KB캐피탈의 영업 전략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KB캐피탈 측도 매년 상승하는 레버리지 비율의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의 규제 제한비율인 10배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 자본 적정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진출한다면 지금보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KB캐피탈은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핵심 역량을 집중시키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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