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같은 X'→'광대'→'나쁜 X'.

다음 달 상장을 추진 중인 카카오게임즈가 암초를 만났다. 야심차게 출시한 모바일 게임 대작 ‘가디언 테일즈’가 ‘젠더 논쟁’에 휘말리면서, 남성 여성 이용자 모두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것. 게임 속 일부 캐릭터의 대사 중 영어로 '매춘부' 혹은 '음탕한 여자'를 뜻하는 비속어가 포함된 점이 파문의 단초를 제공했다.

회사 측은 영문 비속어를 우리 말로 번역하면서 '걸레 같은 X'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문제의 대사는 여성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회사 측의 대응은 빨랐다. 서비스 운영을 긴급 중단하고 문제된 대사를 '광대'로 수정했다. 그러나 수정된 문구('광대')가 헐리우드 영화 '조커'의 남자주인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번에는 '남혐' 시비가 불거졌다. 회사 측은 문제의 대사를 '나쁜 X'로 재 수정했으나 잡음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여혐'→'남혐'→'여혐'으로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들의 차가운 반응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평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6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평점이 5점 만점에 1.8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디언 테일즈'는 미국계 개발사인 콩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배급을 맡은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달 16일 출시됐다. 같은 달 30일부터 출시 기념 이벤트가 진행 중인데, 게임 속 캐릭터 대사 중 ‘걸레같은 X’라는 여성 비하 욕설이 등장한다. 이 대사는 영어판에서는 ‘you whore’로 표현됐는데 ‘매춘부’나 ‘음탕한 여자’라는 의미다. 문제는 '가디언 테일즈'의 이용등급이다. 이 게임은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초등생 이용자들에게 위 대사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일 오전 게임 접속을 차단하고 문제가 된 대사를 ‘광대’로 수정했다. 이번에는 남성 이용자들이 발끈했다. ‘광대’라는 단어가 영화 ‘조커’를 연상시키는 남성혐오 표현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5일 해당 대사를 ‘광대’에서 ‘나쁜O’이라는 여성비하 표현으로 재수정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공지를 통해 “본래 스토리의 취지에 맞으며 욕설이나 사회 통념상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은 다시 여성 누리꾼들에게 넘어갔다. 트위터에서 카카오게임즈와 가디언 테일즈 언급량은 더욱 증폭됐다.

◇부정감성어 11.7%에서 논란 후 90.3%로 급상승

2일부터 시작된 논쟁은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5일 재점화됐다. 게임속 캐릭터의 ‘걸레같은 O’ 대사가 처음에는 ‘여혐’ 논쟁을 낳았고, ‘광대’로 1차 수정한 후에는 ‘남혐’ 논쟁으로, 재수정 결과 ‘나쁜O’은 다시 ‘여혐’ 논쟁으로 회귀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논쟁이 확산됐다. 출시한 지난달 16일부터 5일까지 SNS에서 ‘가디언 테일즈’와 관련된 게시물은 총 1만2126건 발생했다. 초반에는 게임속 캐릭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등이 트위터에서 대량으로 리트윗 되는 등 순항하는 듯했다.

논란이 시작된 2일부터 언급량이 들썩였고 5일에는 하루 동안 4000여건 넘게 게시물이 올라오며 치솟았다. 논란 이전 게시물은 5873건으로 48.4%의 비중을 보였으나 논란 이후 게시물은 51.6%의 비중을 차지했다.

각 게시물 문장을 분석해 긍정어와 부정어의 비율을 산출한 결과 부정어 비율이 2일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 전체 부정어 비율은 75.8%, 긍정어 비율은 15.6%로 집계됐다. 논란 이전 긍정어 비율은 57.0%로 높은 편이었으나 논란이 일며 5.1%로 급감했다. 반면 부정어 비율은 11.7%에서 논란 발생 후 90.3%으로 급상승했다.

조사기간 올라온 트윗을 분석한 결과 주요 키워드들은 모두 논쟁과 관련된 단어들로 채워졌다. ▲‘페미’가 4052건의 트윗에서 언급되며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는데, 출시 후 발생한 전체 게시물의 34.1%에 포함됐다.

이어 ▲‘광대’는 1921건(16.2%), ▲‘대사’ 1739건(14.6%), ▲‘수정’ 1610건(13.6%), ▲‘한남’ 1375건(11.6%), ▲‘걸레’ 1371건(11.5%), ▲‘재수정’ 1321건(11.1%), ▲‘여성비하’ 1320건(11.1%) 등으로 집계됐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가디언 테일즈의 ‘12세 이용가’ 등급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캐릭터들의 대사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맵과 퀘스트(임무)가 성매매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가디언 테일즈의 '12세 이용가' 정책이 카카오 게임즈의 무리수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