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뷰티생활] 화장품 '유화제'는 무조건 나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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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뷰티생활] 화장품 '유화제'는 무조건 나쁠까?
  • 엄향매 약학박사
  • 승인 2020.08.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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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천연 유화제 개발 지속… 소비자들 확인 권장
엄향매 약학박사(로라렌 대표). 사진=시장경제신문
엄향매 약학박사. 사진=시장경제신문

최근 마스크 때문에 피부가 예민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피부는 작은 세포하나의 변질로부터 트러블이 생길 수 있고, 피부가 예민할수록 각종 화학물성분이 있는 화장품에 트러블이 일어나곤 한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화장품 성분 중 하나가 유화제이다. 유화제는 화장품을 제조할 때 섞이지 않는 수성원료와 유성원료를 조화롭게 혼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유화제로 계면활성제(界面活性劑)를 들수 있다. 계면활성제는 물에 녹기 쉬운 친수성 부분과 기름에 녹기 쉬운 소수성 부분을 가지고 있는 화합물이다. 이런 성질 때문에 비누나 세제 등으로 많이 활용됐다.

계면활성제는 일정 농도 이상에서 계면활성제 분자들끼리 모여 마이셀(micelle 분자들이 자가군집을 이루는 것)이라는 구조를 형성한다. 마이셀이 물에서 형성될 때,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은 중심부에 모여 핵을 형성하고 친수성 부분은 물과 접촉하는 외곽 부분을 형성한다.

기름과 같이 소수성 물질은 미셀의 안쪽 부분에 위치하게 돼 안정화되고 물에 녹게 되는데 이를 가용화(solubilization)라 하며, 이는 세제 작용의 기본 원리이다. 가용화는 가용화제(계면활성제)를 이용해 샴푸, 보디클렌저, 향수, 스킨토너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유화제는 화장품 제조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피부 표피세포의 인지질층을 와해시켜 지질막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피부의 외부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든다.

유화제로 인한 피부 자극 등의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계면 안정 효율 이외에 피부 안전성, 피부흡수, 효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화학성 유화제는 아토피, 알레르기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각질층의 수분보유기능 저하로 인해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 또, 피부자극에 인한 단백질 변성으로 세포파괴 등을 초래하며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유화제가 화장품에 들어갔다면 소비자들은 천연 유화제인지 확인해 볼 것을 권장한다.

기업들은 친환경 유화제나 천연 유화제를 찾아내는 노력과 함께 기술적 측면에서 수성과 유성을 에멀젼(물에 거의 녹지 아니하는 단위체를, 유화제를 써서 작은 입자로 만들어 물상 속에 분산하여 중합하는 일)하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자극과 안전성을 고려해 팜(Palm), 솔비톨(Sorbitol) 등 천연유래 유화제들을 개발했다. 또, 다기능성 유화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각종 연구를 거듭할 만큼 유화제는 화장품에 필수불가결한 품목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건강한 유화제를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물론 유화제 없이도 좋은 성분들만을 가진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다면 최상의 해결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화제는 화장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성분일 때가 있는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미 거론한 조금이라도 건강한 유화제를 찾는 번거로움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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