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활 안간힘 아모레, '잘 파는 법'에 집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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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부활 안간힘 아모레, '잘 파는 법'에 집중할 때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0.08.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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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하락세 지속에 반전카드 고심... 혁신으로 승부해야

화장품 2톱인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의 실적이 꾸준히 엇갈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 결과 LG생활건강은 2분기 영업이익 3,033억원을 기록해 61분기 연속 성장을 이룬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년동기 대비 67% 감소한 362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감소는 14분기 연속이다.

다만, LG생활건강 순수 뷰티부분 상반기 매출은 1조 9,898억원, 영업이익 3,9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15.3% 감소했으며, 럭셔리, 프리미엄, 데일리 뷰티를 포함한 토탈 뷰티 사업 전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2조 5,331억원, 영업이익은 5.8% 감소한 4,882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코로나 쇼크를 LG생활건강 역시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관광객 수 급감으로 어려워진 면세점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재고 소진을 위한 과도한 할인 경쟁이 계속되며 LG생활건강 매출에 타격을 줬다. 그럼에도 브랜드 ‘후’는 탄탄한 브랜드력에 기반한 소비자 수요로 작년에 이어 상반기 매출 1조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중국 6.18 쇼핑축제에서 럭셔리 화장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해외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성장했다.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끝없는 추락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하락한 1조 1,808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7% 하락한 36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로 화장품 업계에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하락폭이 적지 않다.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24% 감소한 1조 557억원, 영업이익 60% 감소한 352억원을 기록했으며,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를 돌파해 화장품 브랜드의 신기원을 열었던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40% 감소한 884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으로 돌아서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 에뛰드의 매출은 35% 감소한 296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로드숍 중심의 브랜드인 에뛰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온라인 매출 확대와 제조원가 개선 등으로 적자 폭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에스쁘아의 매출은 11% 감소한 109억원, 26% 감소한 에스트라는 274억원, 아모스프로페셔널은 20% 감소한 171억원 등 전 브랜드가 고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보도자료를 통해 디지털 체질 개선, 맞춤형 화장품 기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 상품으로 실적 개선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지만 과거와 같은 명성을 되찾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업계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사태를 기점으로 아모레퍼시픽 역시 내리막길을 걸어 대외적인 악재가 아모레퍼시픽의 위기를 야기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 시기에도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는 이 시기에도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했고, 2019년에는 화장품 단일 브랜드로는 최초로 2조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이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잡을 혁신적인 제품과 제품 고유의 콘셉트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변화를 오래전부터 독려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는 다양한 기술 개발과 여러 변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 신장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명하거나 새로운 유통 플랫폼에 입점한다고 해서 제품이 그냥 팔리지는 않는다.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는 아무리 제품력이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그냥 재고일 뿐이다.

과거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알린 에어쿠션이나 BB크림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잘 팔릴까’라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아모레퍼시픽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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