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 안통해"... 은행 인사이동, AI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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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연·지연 안통해"... 은행 인사이동, AI가 정한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8.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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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만 보는 인공지능 시스템 잇단 도입
인사권자 권한 최소화, 객관적인 인사 단행

국내 시중은행들이 인사(人事) 업무를 인공지능(AI)에 맡기기 시작했다.

매년 1000여명의 직원들을 수백 개에 이르는 영업점에 배치해야 하는 인사 업무는 그동안 인간 고유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알맞은 인재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든 일을 잘 풀기 위한 첫 단추를 꿰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사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전부 반영할 수 없었다. 인사권자의 근본적인 한계이기도 했다. 

이에 은행들은 인사권자의 권한을 최소화해 객관적인 인사가 단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출퇴근 거리와 업무 능력 등을 고려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직원들의 적절한 직무와 근무지를 추천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영업점 직원 인사이동을 'AI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했다. 하반기 인사 대상자 중 지방 격오지 점포 등 고충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전원이 인공지능으로 인사이동됐다. AI 인사는 직원의 업무경력·근무기간·자격증·출퇴근거리까지 감안해 근무지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요·공급에 맞춰 자동검증도 입증됐다. 영업점 내 동일한 직무의 팀장·팀원에게 동시에 인사가 나는 일이 사라진 것이다. 팀장·팀원 동시인사로 해당 직무의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거나 업무의 맥이 끊기는 문제도 원천 차단했다고 KB국민은행 측은 전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인사 이동을 대규모로 진행하다 보면, 원치 않는 곳으로 발령나게 되는 경우도 어쩔 수 없이 몇 명씩 발생하게 된다"며 "하지만 이번에 AI 기술을 인사이동에 적용하면서 이러한 부분이 최소화됐고 영업 현장의 인사이동 대상 직원들 사이에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동안 AI 인사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검증과정을 진행해 왔다. KB국민은행은 향후 인사제도 시스템 자체를 AI로 전환해 승진과 부서배치 등 인사업무 전체를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AI 시스템 도입은 인사와 채용에 있어 객관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가 구축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IBK기업은행도 전 직원 대상으로 근무 연수, 직무 경험, 출퇴근 경로 등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개인별 인사 정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정기 인사부터는 구축된 AI 알고리즘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특성상 주거지와 거리가 먼 공단에 점포가 많다"며 "이 지역에 직원을 배치할 때 최대한 합리적인 결과를 내보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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