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사업장까지 '쓱'... 잠행(潛行)경영 나선 유통가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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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사업장까지 '쓱'... 잠행(潛行)경영 나선 유통가 오너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8.0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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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롯데 '시그니엘 부산' 깜짝 방문
롯데 신동빈, 매주 수행원과 계열사 현장 투어
자사·타사 사업장 돌며 현장점검, 난국 돌파 안간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에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에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최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깜짝 방문하는 '잠행경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자사 사업장뿐만 아니라 경쟁업체 사업장도 방문하는 등 코로나로 인해 침체를 겪는 상황을 적극적인 행보로 타개하려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활발한 SNS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본인 계정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거나 자사 매장 방문, 제품 소개 등을 올려 누리꾼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최근 오픈한 스타벅스 더양평DTR점을 깜짝 방문했다. 스타벅스 더양평DTR점은 스타벅스코리아가 개점 21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 문을 연 매장이다. 프리미엄 커피 매장 ‘리저브 바’와 차(茶)에 특화된 ‘티바나 바’, 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DT) 3가지 운영 방식을 모두 결합한 최초의 점포다. 누리꾼들은 정 부회장도 줄서서 기다리는 곳이라며 관심이 집중됐고, 매장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 전인 지난달 18일에는 이마트 강릉점을 깜짝 방문했다. 본인 인스타그램에 장보는 사진을 게재하고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4일엔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이마트 강릉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정용진 부회장 SNS
이마트 강릉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정용진 부회장 SNS

정 부회장은 자사 매장뿐만 아니라 경쟁사를 방문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달 14일 '시그니엘 부산'을 방문한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공식 방문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방문해 시그니엘 부산을 둘러봤다. 바로 근처에 신세계조선호텔의 새로운 브랜드 '그랜드조선'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 정 부회장의 방문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롯데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가 운영하는 최상위 브랜드로, 탁 트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는 파노라믹 오션뷰를 자랑한다. 총 260실 규모의 객실에 마련된 발코니에선 호텔 앞에 펼쳐진 해운대 해수욕장은 물론 인근 동백섬 전경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진이 올라올만큼 그랜드조선과 시그니엘 부산의 거리는 500m에 불과하다. 또한 판교에 거주하는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올해 5월 일본에서 귀국하고 자가격리를 마치고 매주 주말마다 사업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공식일정이 아닌 소수 임원이나 수행원과 함께 '잠행' 형식으로 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인근 주요 사업장을 두루 살핀 것을 시작으로, 6월 4일엔 경기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를, 같은 달 17일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 사진= 롯데그룹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 사진= 롯데그룹

이어 지난달 24일은 롯데푸드 광주공장, 25일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과 국동 롯데마트, 27일은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등을 방문했다. 일본 복귀후 매주 주말바다 현장을 둘러보는 등 휴일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5일엔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을 방문하면서 인근에 위치한 여수 벨메르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둘러보기도 했다. 

또, 신회장은 이달 1일 강희태 롯데유통BU장과 함께 롯데슈퍼 프리미엄 공덕점을 찾았다. 공덕점 곳곳을 둘러보며 영업상황을 파악하고, 제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는 등 고객 반응을 살폈다는 전언이다. 

신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지금까지 한 달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경영을 해왔는데 코로나19로 일본이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자 자연스레 국내 사업장에 발길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이 코로나19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가 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한편, 직접 현장과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고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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