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 2%대는 지방·군소은행 뿐
페퍼·애큐온·모아·JT친애, 이 와중에 가계 신용대출 금리 올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록적인 기준금리의 인하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반면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7%를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연 1.74%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월의 2.12%와 비교해도 0.38%p 떨어졌으며 지난해 평균 2.48%와 비교하면 0.7%p 이상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대 초반까지 4~5%를 상회하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는 2013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고 2016년 4월엔 1.9%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2019년까지 2%대를 유지해왔으나 올 들어 또다시 1%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재진이 저축은행중앙회가 공개한 정기예금 상품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5일 사이 많게는 0.4~0.5%까지 금리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2개월 단리 상품 가운데에는 'OK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1.6%)'와 'OK정기예금(1.5%)'가 0.4%p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상위권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는 1.85%였다. 상품별로는 한국투자 저축은행 3개, 페퍼저축은행 2개, 유진저축은행 3개, JT친애와 애큐온 저축은행이 각각 1개를 상위 10위권에 올렸다.
주요 정기예금 상품들의 금리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SBI·OK·웰컴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1.65%대에 집중돼 있다. 지난달과 비교해 0.2%p 이상 하락한 수치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자유입출금통장은 연리 2%로 큰 인기를 모았다가 6월 1.7%, 7월 1.5%로 하향선을 그렸다.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OK 정기예금369' 역시 최근 연 1.6%에서 연 1.3%로 낮아졌고, OK저축은행은 ‘OK정기예금’ 금리를 1.7%에서 1.5%로 낮췄다. ‘OK안심정기예금’, ‘ISA정기예금’도 각각 0.2%p 낮아진 1.5~1.6% 수준이다.
웰컴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역시 0.2%p 줄어든 1.65%를 기록했다. ‘m-정기예금’의 금리도 연 1.8%에서 0.15%p 내렸다.
총자산 기준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12개월) 가운데 전체 평균금리(1.74%)보다 낮은 상품은 11개였다. 가장 금리가 낮은 상품은 'OK정기예금(1.5%)'였고 'JT친애 정기예금', 'OK안심정기예금', 'SBI정기예금'이 1.6% 금리로 뒤를 이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연 2%대 금리 상품은 15일 현재 7개가 남아있다. 모두 군소·지방 저축은행들이었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라 예금 금리를 일제히 인하한 것과 대조적으로,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저축은행의 6월 가계신용 대출금리는 모아(19.94%), 웰컴(18.49%), OK(18.48%), 애큐온(17.70%) 순으로 높았고 한국투자와 페퍼저축은행은 15%대로 하위권이었다.
이 가운데 페퍼·애큐온·모아·JT친애 저축은행은 올해 1월에 비해 대출금리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이 0.66%p 올라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인상폭이 컸다. 이어 JT친애(0.39%p), 모아(0.29%p), 페퍼(0.27%p) 순으로 조사됐다.
6월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약 17%로 이달 15일 기준 평균 예금금리 1.7%와 단순비교할 경우 10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대출을 늘릴 수 없으니 수신을 줄여 예대마진을 관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신속히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천천히 낮추거나 오히려 높힌다면 결국 비오는 날 서민들의 우산을 뺏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