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전격 회동... "미래 배터리 방향성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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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 전격 회동... "미래 배터리 방향성 공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7.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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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5월엔 삼성, 6월엔 LG와 접촉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 방문
미래먹거리 '전기차 동맹' 가시화 기대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 SK그룹 경영진과 미래 전기차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 SK그룹 경영진과 미래 전기차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이로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3사 공장을 모두 둘러보고 협력 관계를 공고히했다. 

7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오전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동행했다. SK에서는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가 맞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 SK그룹 끝으로 차·배터리 연쇄 회동 마무리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회동을 이어갔다. 업계 전문가들이 필요성을 강조했던 한국 대기업들의 '전기차 동맹'이 가시화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전기차 업계에선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한국 배터리 회사들이 힘을 모으면 그 파괴력이 막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대 그룹 총수들이 특정 사업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개별 회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전기차 및 배터리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산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매년 10% 성장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신차 절반가량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만남으로 지난 5월 13일 충남 천안 SDI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으로 시작된 현대차와 국내 배터리 3사 총수 간 회동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에는 충북 청주 LG화학 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났다.

두 사람은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차세대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만간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기아차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LG화학의 배터리를 주로 탑재해왔지만, 내년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총 10조원 규모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정 부회장과 배터리 3사 총수 간의 연쇄 회동은 현대차의 배터리 합작사 논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는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배터리사와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 파트너사를 정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SK까지 만나본 이후에 합작 파트너사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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