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에 의한 '당뇨발', 방치하면 절단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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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에 의한 '당뇨발', 방치하면 절단할 수도 있어"
  • 설동훈 기자
  • 승인 2020.07.0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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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 여름철, 작은 상처 발생도 주의해야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작은 상처로도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발'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연세에스의원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작은 상처로도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발'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연세에스의원

국내 성인 상당수가 앓고 있는 당뇨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합병증에 있다. 그 중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작은 상처로도 발의 감염, 최악의 경우 절단까지 이를 수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합병증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겨울에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온이 높은 여름도 당뇨병에는 불리한 계절이다. 땀을 흘리다보면 수분이 부족해져 혈당이 갑자기 오르는 등 혈당관리가 어렵고 자연 당뇨병 합병증도 악화되기 쉽다.

당뇨발은 지속적 고혈당으로 발에 말초혈관질환‧신경병증‧궤양 등이 생기는 모든 문제적 증상을 총칭한다. 당뇨병 환자의 60~70%가 평생에 한번 이상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합병증이다.

한 전문의는 “당뇨발 환자는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더운 날씨 탓에 샌들, 슬리퍼 등 맨발이 노출되는 신발을 자주 착용하게 되면 발에 상처를 입기 쉬운데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발에 세균이 활발하게 번식, 다른 계절보다 족부궤양이 빨리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보고에 따르면 물리적 사고를 당한 경우를 제외하면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하지절단 원인 중 85%를 차지한다. 하지만 작은 문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관리만 잘하면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여름철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예방하려면 더워도 양말과 막힌 신발을 착용, 외부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가급적 실내에서도 부드러운 슬리퍼를 착용해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땀이 많아지는 만큼 발을 자주 씻고, 발가락 사이를 보송하게 충분히 말려야 한다.

높아진 혈당으로 동맥이 폐색되고 말초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발과 다리가 창백해지고, 발가락 끝이 검게 변할 수 있다. 여기에 말초신경을 둘러싼 신경섬유가 손상되는 말초신경병증이 더해지면 발 감각이 무뎌져 상처가 나도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으로 운동신경에도 이상이 생기면 발의 미세근육들이 뒤틀려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려들면서 조여지는 갈퀴발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부위에 계속 체중이 실리면 굳은살이 생기고 결국 피부가 갈라져 출혈이 생기고, 심할 경우 피부조직이 파괴되면서 발이 헐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심각한 족부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족부궤양의 경우 최근에는 발의 절단보다 미세현미경을 이용, 건강한 혈관 및 신경 조직을 발의 말초혈관에 잇는 유리피판술 등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하지만 혈관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렵거나 예후나 나쁜 사례도 많아 가급적 보존치료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줄기세포치료‧전기자극통증치료‧체외충격파치료 등으로 당뇨발을 치료‧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줄기세포치료는 환자에게서 얻은 세포를 사용, 병변의 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꿔준다.

전기자극통증치료는 병든 세포에 부족한 음전기를 공급, 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다. 말초혈관과 신경주변을 전기로 자극해 혈액 흐름을 돕고 신경세포를 깨운다.

최근 이용되는 ‘호아타요법’은 기존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 보다 피부 깊숙이 전류를 흘려보내 병변에 직접 자극을 준다. 1500~3000V의 고전압 미세전류가 말초혈관과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세포 사이의 슬러지를 녹여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

체외충격파치료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승인을 받아 당뇨족 개선에 적용된 최신치료다.

이 치료는 고에너지 음파가 당뇨발에 전달되면 단단한 혈관조직에 틈이 생기면서 신생혈관성장인자에 의해 혈관이 생기고 인접한 조직단백질이 늘어나 모세혈류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발로 인한 족부궤양 예방을 위해서는 발 관리 외에 비만·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혈당이 높을수록 조직 재생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비만하면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아디포카인’도 많이 나오면서, 상처가 잘 낫지 않아 당뇨발 위험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은 “당뇨발이 있는 환자의 혈당강하제 복용 비율은 87.5%, 당뇨발이 없는 환자는 98%라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다”며 “당뇨발 예방을 위해서는 혈당과 비만관리에 가장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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