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수유시장, 맛도 역사도 "살아있네"
상태바
50년 전통 수유시장, 맛도 역사도 "살아있네"
  • 김진황 기자
  • 승인 2019.07.30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代 모녀 분업, 정겨운 ‘주전부리 먹방’ , 꽃미남 사장, 꽉찬 어묵에 여심도 ‘입맛’
▲수유시장은 66년 시장개설 허가를 받고 탄생했다 ⓒ시장경제신문

수유전통시장은 수유동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지하철 수유역과 미아역 10분거리) 인근 주택가를 중심으로 400여개의 점포가 자연적으로 모이면서 오늘날의 골목형 전통시장으로 변모했다. 채소나 야채를 파는 도매시장과, 잡화와 패션을 다루는 상가형시장 그리고 식품을 주로 파는 골목시장이 더해졌다. 2004년 서울시 환경개선지원금과 지자체지원금, 자부담금으로 아케이드공사를 완성해 깨끗하고 쾌적해졌다.

▲'숙이네집' 최영숙 사장, '별주부전' 정영심 사장, '부산어묵' 전기찬 씨(왼쪽부터) ⓒ시장경제신문

수유전통시장은 역사만큼 오랜된 맛집이 즐비하다. 이곳 시장에서만 30년 이상 장사해 온 가계와 대를 이어 영업중인 가계들도 많이 있다.

▲‘숙이네집’의 주 메뉴는 열무냉면과 콩국수다. ⓒ시장경제신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 시장 스낵 코너에 위치한 ‘숙이네집’.

늦은 점심을 먹는 손님들이 이구동성 맛있다고 칭찬일색이다. ‘숙이네집’의 주 메뉴는 열무냉면과 콩국수다. 콩국수는 5월에서 9월에만 파는 계절 음식이지만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엔 콩국물이 동이나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부지기수. 다른 메뉴도 손님들의 평판이 좋다. 20년 단골 이계순씨(강북구 번동60세 주부)

“콩국수 떨어졌으면 다른 거 먹어, 여긴 다 맛있어, 먹어봐.”

매장 안 손님들은 연신 “이집 최고”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최영숙(61세) 사장은 “28년간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더니 지금은 홍보가 필요 없을 만큼 단골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한다.

고소한 맛이 강한 여주 콩을 삶아 콩물이 진하고 담백하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생각날 땐 열무김치가 일품인 냉면도 여름철 인기 메뉴다. 냉콩국수 6,000원, 나머지 메뉴는 5,000원.

수유시장 입구를 지나 중앙 통로에 위치한 ‘별주부전’. 자판 앞 길게 늘어진 테이블엔 학생, 아주머니,아저씨가 체면 없이 앉아 요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대가 함께하는 '별주부전' 전경 ⓒ시장경제신문

‘별주부전’은 할머니, 딸, 외손녀 3대가 각자 다른 메뉴를 함께 판다.

▲3代 모녀 정영심 딸, 정재청 사장, 정새롬 외손녀 ⓒ시장경제신문
▲수수부꾸미와 오색전, 1대 사장인 정재청 할머니 ⓒ시장경제신문

각종 전을 팔고 있는 딸 정영심(52세)씨는 “수수부꾸미와 오색전은 제가 직접 개발한 우리 집만의 별미”라고 자랑한다. 수수부꾸미는 수수와 재래식으로 삶아 만든 팥으로 속을 채우고 오색전은 야채, 맛살, 청양고추, 파 등을 넣어 눈으로도 식감을 자극한다.

가운데 자판에선 외손녀 정새롬(24세)씨가 닭강정과 각종 튀김을 손님들에게 내어준다. ‘별주부전’은 분식류를 제외한 음식은 모두 포장판매 한다. 떡복이와 팥죽 한 그릇으로 시장기를 달래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큰 솥에서 끓고 있는 육개장, 추어탕, 해장국 등 각종 포장 국물은 할머니 정재청(76세)씨 담당이다. 재래식 솥에 담긴 국물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보통 사이즈와 가족사이즈로 판매하며 거기에 할머니의 인심까지 더해져 푸짐한 포장이 된다.

김치전-부추전 1,000원, 튀김 5개 2,000원, 각종 국은 보통 6,000원-가족 10,000원.

▲25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는 전기찬 씨 ⓒ시장경제신문

전통시장에 꽃미남이 떴다. 40년 전통 즉석 수제 어묵집 ‘부산식품’. 전기찬(32세)씨는 아버지 전경환(63세)사장의 대를 이어 이곳에서 7년째 수제 어묵을 판매하고 있다.

▲수제어묵의 조리과정, 말그대로 즉석해서 만든다 ⓒ시장경제신문

아버지가 포천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반죽을 당일 들여와 즉석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어묵을 씹는 식감이 쫄깃하고 부드럽다. 젊은 입맛에도 맞게 통새우, 깻잎 소세지, 쌀떡 등 메뉴선택의 폭이 다양하고 직접생산,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 속이 꽉 찬 어묵바 하나에 출출함을 달래고 볼거리 많은 수유 전통시장을 즐겨보자. 모든 어묵 1,000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