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지원단 출국후 책임회피 우려"... 4주째 발묶은 印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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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지원단 출국후 책임회피 우려"... 4주째 발묶은 印경찰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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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국기업들, 印정부에 "LG 한국입국 도와달라"
인도산업협회 요청 후 州 고위관계자도 만날 예정
업계 "인도 주 경찰 출국 제한, 상식적으로 납득 어려워"
지난달 인도 남부의 LG화학 관련 공장에서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입원했다. 사진=The Hindu 뉴스화면 캡처
지난달 인도 남부의 LG화학 관련 공장에서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입원했다. 사진=The Hindu 뉴스화면 캡처

인도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 수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된 LG화학 현장지원단이 현지 주(州) 정부의 출국 제한 조치로 4주째 발이 묶여 있다. 이에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현지 정부와 산업계에 현장지원단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재인도한국경제인연합회(코참 인디아)는 최근 인도 상무부와 인도산업협회(CII) 등에 이런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참 인디아는 인도 내 한국 기업 750여곳을 대변하는 민간단체다.

코참 인디아는 공문에서 "인도에는 LG의 다른 직원이 계속 체류하고 있다"며 "공장도 정부가 통제하고 있어 현장 지원단이 더 필요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코참 인디아는 출국을 막고 있는 안드라프라데시주의 고위 관계자와 만나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달 7일 인도 법인인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같은 달 13일 현장지원단을 파견했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이 이끈 8명의 지원단은 피해 주민을 만나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 공장 주변 마을 주민에게 19만끼 분량의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고, 이동식 의료 캠프와 민원 콜센터도 개설했다.

LG화학 현장지원단은 정부 관계자와도 면담하는 등 사고 수습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지난달 26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에서 자사 전용기 편을 이용해 출국하려 했지만, 현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인도 경찰은 "LG화학 측 지원단이 출국 이후 사고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주인도 한국대사관도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주 정부와 접촉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주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완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수습을 마무리하고 항공 당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주 경찰의 출국 제지로 (현장지원단이) 귀국하지 못한 전례는 없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조치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공장 인근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주민 580여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후 현지에서는 경찰, 환경재판소(NGT), 고등법원, 주 정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환경재판소가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달 가스 저장 탱크 노후, 온도 센서 장치 미비 등 설비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고조사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이 폐쇄되면서 몇 주 동안 방치돼 있던 화학물질 탱크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가스누출이 발생한 탱크가 낡은 데다, 온도 센서에 결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은 LG화학이 1997년 힌두스탄폴리머스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작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26억3100만원과 63억1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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