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용 수사 3년간 삼성 마비"... 외신도 사법 리스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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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재용 수사 3년간 삼성 마비"... 외신도 사법 리스크 지적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6.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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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이재용 영장 기각' 대부분 긍정 평가
블룸버그 "구속영장 기각은 이재용의 승리"
WSJ "이 부회장 법적 문제로 3년간 회사 마비"
WP "이재용 부재, M&A·대규모 투자에 악형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외신들이 일제히 소식을 타전하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부재가 인수합병과 대규모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사법리스크’가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이재용 부회장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변화를 위한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의 적극적인 행보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하는 이 부회장과 삼성에게는 사법 리스크 연장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장세진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사건처럼 검찰의 공세가 수년간 이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하면서 “삼성은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전향적 변화 노력도 추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이재용 부회장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통신은 “이 부회장 부재 시 M&A, 전략적 투자 등 중요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삼성에 큰 우려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열린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의 의미도 짚었다. 이 매체는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 부회장은 5월 이례적으로 과거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온 9일 새벽 2시 40분경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온 9일 새벽 2시 40분경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수년간 검찰 조사에도 삼성은 사업을 계속했고, 투자자 대부분도 동요하지 않았다”면서도 “이 부회장의 부재는 인수합병이나 특별한 투자와 같은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이례적인 사과를 통해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고 그의 자녀들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넘기지 않기로 다짐했다”며 “삼성은 '코로나19' 퇴치를 돕기 위해 의사를 파견하고 테스트(진단) 키트 생산량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남에 따라, 삼성은 경영공백 우려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영장 발부에 실패한 검찰은 '수사 부실', '수사권 남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9일 오전 2시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사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도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 소명이 부족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원 부장판사는 “이 사건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 부장판사의 이같은 판단은 그 내용상 '검찰의 혐의 소명 부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요 외신 대부분은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을 긍정적으로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대외신인도는 물론 코리아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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