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삼킬 '마이데이터' 온다... 氣싸움 한발 앞선 신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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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삼킬 '마이데이터' 온다... 氣싸움 한발 앞선 신한카드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6.0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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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통과로 오는 8월 5일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사업 사전 수요조사 결과 116곳 허가 희망 신청서 제출

'마이데이터(My Da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노리는 국내 대형 금융사와 정보기술(IT) 기업 간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마이데이터란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하나의 앱에서 통합 관리하는 사업이다. 개인이 특정 기업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해당 앱을 통해 모든 계좌, 카드 내역, 투자 종목, 대출 상환까지 금융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금융상품도 추천받을 수 있다.

사업의 정확한 명칭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8월 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금융권의 판도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사전 수요조사 결과 116곳이 허가 희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금융권 55개사(47.4%), 핀테크 기업 20개사(17.2%), 비금융회사 41개사(35.3%)로 구분된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회사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융권 뿐만 아니라 IT, 통신, 유통 등 기업에서 다양한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다음달까지 마이데이터 예비 컨설팅을 진행하고 표준 API워킹그룹 운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업계에선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착실히 준비해온 신한카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신한카드는 카드업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 곳곳에 맞닿는 종합금융서비스 회사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나날이 입지가 좁아지는 카드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선 기존 지급결제 시장을 넘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사업인 '마이크레딧'을 론칭했다. 마이크레딧은 신한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2,500만 고객과 440만 개인사업자의 빅데이터에 KCB의 외부 축적 데이터 결합을 통해 개발됐다. 당시 업계에서 유일하게 카드사 고유의 CB 브랜드를 론칭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레딧의 신용평가모형은 개인사업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신용평가모형,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매출추정모형으로 구성됐다. 신용평가모형의 경우 가맹점 매출규모·변동추세 뿐만 아니라 업종이나 지역상권의 성장성을 분석해 기존 CB로는 미흡했던 개인사업자의 상환능력을 반영했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7월 25일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지출관리(PEM) 소액투자서비스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추후 PEM 서비스를 통해 소비 정보를 통합하고 패턴을 분석해 업종별 주간·월간 소비지출 성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향후에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통합자산관리는 물론 신용·세금관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금융데이터 거래에 있어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누적거래량이 압도적이다. 3일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출범 이후 현재까지 거래된 108건 중 45건이 신한카드의 데이터였다. 또한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등록된 총 데이터량도 신한카드가 66건으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고객들이 원하는 기업을 통해 데이터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을 추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한카드의 경우 지각변동을 대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시장 선점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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