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재난지원금·코로나 이중고... "사용처 확대"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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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 재난지원금·코로나 이중고... "사용처 확대" 아우성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6.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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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사용 이후 마트·백화점 매출 감소... 동네마트 20%↑
사진= 이기류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코로나 여파로 부진에 빠진 가운데 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우리도 힘들다"며 재난지원금 사용처 확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달 13일 이후 주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15%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쇠고기(-16%), 과일(-15%), 돈육(-12%) 등 농축산물 매출이 줄어들었으며, 롯데마트는 전체 11.4%의 매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 방문객도 15~20% 가량 감소했다.

백화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2주간 잡화·식품 매출이 각각 27%, 22% 감소하며 전체 매출 10%가량이 하락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명품·해외패션·리빙 등 부문이 선방해 각각 2.6%, 1.9%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먼저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재난지원금 지급 후 첫 주말인 지난달 16~17일 전년동기대비 36%나 매출이 상승했다. 

동네마트 전용 배달앱 '로마켓'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24일까지의 동네마트 가맹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원금 사용 전인 5월 1일부터 12일까지 매출 대비 20.3%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마켓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이 대형마트, 온라인 이커머스, 백화점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해 동네 마트를 찾는 전체 소비자가 늘어난 것과 긴급재난지원금이 공짜로 생긴 돈이라는 인식에 고가품에도 비교적 지갑이 쉽게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이번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놓고 불만도 제기돼왔다. 대기업 계열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롯데슈퍼 등은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비슷한 형태인 하나로마트와 GS프레시는 사용이 가능해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 또 글로벌 대형 가구 기업인 이케아도 사용 가능한 점도 지적됐다.

정부는 이런 지적에 하나로마트는 주로 농산물을 취급하고, GS프레시는 가맹점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케아도 가구 전문점으로 분류된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의 역차별 논란을 잠재우진 못했다.

특히 대형마트 내 입점해있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추가 대책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 기간인 8월 말까지 대형유통업체와 입점 소상공인들의 피해 누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정부가 이달 26일부터 7월 12일까지로 계획중인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2000여개의 기업·전통시장·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재난지원금 사용처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서 백화점과 마트가 빠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형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재난지원금 사용처 확대 등의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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