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 건설사가 강남 승기 잡아... 반포3주구, 누구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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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 건설사가 강남 승기 잡아... 반포3주구, 누구 품에?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5.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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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신반포21차 수주... '70% 후분양' 제안 주효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수주... 역시 후분양 제안
삼성 '100% 후분양' 파격 vs 대우 '조합원이 선택'... 반포3주구 결과에 업계 이목 집중
신반포 21차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신반포 21차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후분양'을 내건 포스코건설이 강남 터줏대감 GS건설을 제치고 '신반포21차'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신반포21차 재건축조합은 28일 총회를 열고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포스코건설은 총원 108명 중 64표를 얻었다. 1984년 준공된 신반포21차는 잠원동에 들어선 108가구의 소규모(108가구)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총 275가구로 올라선다. 사업비는 총 1020억원이다.

경쟁 초반만 하더라도 신반포21차는 강남의 터주대감 GS건설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강남서 자사 아파트 브랜드 ‘더 샵’ 깃발을 꽂은 적이 없고, 브랜드를 유독 신경 쓰는 강남권의 특성을 고려할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포스코가 교두보를 확보하는 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신반포21차 일대는 이미 7천여가구에 달하는 자이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포스코건설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였다.

정비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수주전 승리 요인으로 '후분양 제안'과 브랜드 리뉴얼로 보고 있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자체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시(공사의 약 70%)까지 공사를 수행하고, 그 이후 일반분양을 실시해 공사비를 조달하는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통해 조합원이 입주할 때 지급해야 하는 중도금. 공사비 대출이자 등의 부담을 없앴다. 후분양 방식은 대출 절차에 소요되는 일정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될 위험도 없다는 이점이 있다. 포스코건설이 올해 초 ‘더 샵’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무게감을 한 것 높인 것도 수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작은 단지인 만큼 건설사들이 적정 제안을 할 수 있었는데, 포스코건설은 조합원들이 유리한 '70% 후분양' 조건을 제시해 정성어린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신반포21차는 브랜드 파워면에서 GS건설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돼 왔다”고 밝혔다. 역전승 요인으로 ‘후분양’을 꼽은 것이다.

◆'후분양', 재건축 시장 대세로 자리잡아... 건설사 재정상태 꼼꼼히 살펴야 

'후분양'은 강남 재건축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반포21차 뿐 아니라 신반포15차 조합원들도 후분양을 제안한 건설사를 택했기 때문. 강남에 '후분양' 열풍이 부는 이유는 조합원들의 이익과 관련이 깊다. 아파트 공사를 완료한 뒤 분양을 실시하면, 그만큼 높은 분양 이익을 조합원들이 가져갈 수 있다. 

후분양을 사업방식으로 택해도 3년 뒤 쯤 분양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데, 3년 뒤에 분양가상한제가 사라질수 있다는 기대감도 정비업계에 존재한다. 

특히,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이 후분양으로 인한 '공사 지연 부담금'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은 더 이상 '후분양'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후분양은 시공사의 재정적 부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재정상태가 우량한 건설사의 후분양 제시는 조합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신용등급이 낮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사의 후분양 제시는 '독(毒)'이 될 수 있다. 

◆'반포3주구'에 쏠린 눈... 삼성물산 "100% 후분양"... 대우건설 "조합원 선택에 맡겨"

정비업계의 시선은 다음 경쟁 사업지인 ‘반포3주구’로 쏠리고 있다. 반포3주구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고 있다. 삼성물산은 ‘100% 후분양’을 제시했으며, 대우건설은 선분양과 후분양, 리츠 등 조합원의 선택에 따라 분양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70% 완공후 후분양' 보다 조건이 좋은 '100%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이 경우 공시가 상승으로 조합원 분양수익은 약 25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또 공사기간을 기존 시공사보다 4개월로 줄인 34개월로 제시해 사업비 이자를 120억원 줄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물산은 도급계약서상 착공기준일을 2021년 5월15일로 잡았다. 공사비는 8087억원.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위, 신용등급 AA+, 업계 최고의 재무건정성 등을 바탕으로 100% 후분양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선분양, 후분양, 리츠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제안하면서 "조합원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으나 '리츠 방식'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앞서 서울시는 리츠형 분양방식에 대해 "청약제도 근간을 무너뜨린다"며 불허 방침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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